매주 수요일에는 꼬마 요리사로 변신하는 날. 고사리손으로 직접 점심 메뉴를 만들어보는 요리 수업이 있기 때문이다.
메뉴는 햄버거 스테이크.
11시부터 시작된 수업은 50분간 진행되며, 그 시간 안에 반죽하고 모양을 잡고 굽기까지 마쳐야 하는 제법 진지한 맛의 여정이다.
요리 수업이 있는 날이면 아이들은 평소보다 가벼운 도시락을 싸 온다. 따뜻할 때 점심으로 먹기 위해서다. 요리수업은 인기가 많아 아파서 결석한다고 연락을 받은 학생임에도 불구하고 어머님께 졸라서 11시에 꼭 오곤 한다.
먼저 샐러드 만들기.
양배추를 빵칼(안전을 위해)로 썰어보지만 쉽지 않다. 그럴 땐 비닐장갑을 낀 손으로 뜯은 후 옥수수도 톡톡 얹어본다. 이어서 가장 중요한 과정인 치대기. 다진 고기를 비닐에 넣은 후 찰기가 생길 때까지 정성껏 치댄다. 신이 나서 클레이 만지듯이 너무 치대다 비닐이 툭 터지기도 하지만, 그 실수마저 맛있는 경험으로 차곡차곡 쌓일 것이다.
모양 만들기에 들어서면 패티는 각자의 개성을 그대로 닮아간다. 두툼한 것도 있고 얇은 것도 있고 살짝 자유분방한 모양도 있다. 나는 돌아다니며 모양을 다듬어준다. 팬 위에서 고기가 구워지며 '치익' 소리가 실과실을 채우면 아이들의 코끝은 이미 맛있는 상상으로 가득하다. 나 또한 맛있는 냄새에 배고픔이 몰려오는 만큼 아이들도 곳곳에서 "배고파요. 먹고 싶어요"를 외친다.
요리 수업은 주의할 점이 많다. 특히 모둠별로 모여 앉다 보니 아이들마다 지방 방송을 하느라 정신이 없다. 침이 튈까 봐 조용히 시켜보지만 신이 난 꼬마 요리사들의 흥미를 잠재우기란 쉽지 않은 법. 가끔은 마스크가 필수였던 코시국이 그리워질 정도다.
수업이 끝날 무렵 아이들의 요리는 레스토랑 음식처럼 변해 있다. 정성껏 구워낸 스테이크 위에 달콤 짭짤한 브라운소스를 듬뿍 얹고(소스는 요리 선생님께서 미리 만들어 오셨다.) 한쪽에는 아삭한 양배추와 옥수수 샐러드도 곁들인다. 상큼한 귤까지 더해지니 완벽한 수요일의 만찬이다.
직접 만든 음식을 도시락에 담아내는 아이들의 손길에는 애정이 가득하다. 집에서 싸 온 주먹밥 위에 이 두툼한 스테이크를 같이 먹을 생각에 아이들의 점심시간은 그 어느 때보다 설렌다.
돌봄 교실 겨울 편 '겨울도 웃음꽃을 피운답니다.' 브런치북을 2월 중 마무리하려고 당분간 아이들 이야기는 댓글창을 잠시 닫고 글이 발행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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