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편의 코골이 2.
밤마다 우리 집엔
굴착기 한 대가 들어온다.
낮 동안 세상의 파도를
막아내느라 고단했을
그가 내뿜는 굉음.
달빛도 놀라
구름 뒤로 숨고
천장의 전등은
미세하게 떨며
화음도 얹어 보지만
가장의 어깨 위에 얹힌
삶의 무게가
비로소 안정을 찾아
숨을 고르며
내는 소리
규칙적인 박자 속에
아이들과 철없는 아내,
부모님 걱정까지
한숨 같은 숨이 되어
시원하게 내뿜는다.
그 굉음이야말로
우리 집을 지탱하는
믿음직한 엔진 소리
그는 꿈속에서
더 밝을 내일로
거대한 산을
옮기나 보다.
시끄럽지만
가장 듣기좋은
나의 자장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