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테라스 농사 결산

by narara

이제 바야흐로 가을이다. 벼는 노랗게 과일은 빨갛게 익어가며 수확의 손길을 기다리는 계절을 맞이하여 올해 우리 집 테라스 농사도 결산을 해보기로 했다.


먼저 블루베리. 작년에 심은 블루베리는 지난겨울 전례 없이 쏟아졌던 폭설 이후에도 죽지 않고 봄에 푸른 잎을 피워내서 기특하기 그지없었는데 결국 꽃 하나 맺지 못하고 가을을 맞이했다. 그래도 붉게 물들어가는 예쁜 잎을 보여주는 것만으로 충분히 제 역할을 다했다고 본다. 올 겨울도 부디 잘 버텨주길.

가장 큰 기대를 가지고 심은 것은 상추였다. 워낙 상추쌈을 좋아하기도 하고 물만 주면 잘 자란다고 해서 기대했는데 결국 물을 매일매일 주지 못해서인지 아기 손바닥 크기 이상으로 키우지 못하고 비실비실 키만 키워버렸다. 내년에는 매일매일 물도 주고 비료도 줘서 어른 손바닥만큼 길러내야지.

그래도 방울토마토는 성공했다. 깊고 큰 화분에 심었더니 울창하게 무럭무럭 자라나서 여름 내내 향이 진하고 달콤한 방울토마토를 따먹는 기쁨을 누릴 수 있었다.

영상에서 본 누군가처럼 테라스에서 주먹만 한 과일도 길러내고 싶고, 꽃과 초록이 만발한 화원을 만들고 싶기도 하다. 지금은 한참 부족하지만 더 나아짐을 꿈꿀 수 있는 테라스가 있어서 참 좋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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