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걷는 고양이
김손도손 이야기
6. 함께 걷는 고양이
대학 시절 우연히 내 품에 들어온 고양이가 있었다. 서울의 작은 원룸에서 1년을 치고받고 싸우며 함께 지내다 첫 배낭여행을 위해 고향의 부모님 댁에 맡겼었다. 한국에 돌아와 고향에 내려가보니 마당 냥이가 되어있던 내 첫 고양이. 가루.
서울로 다시 데려 갈까도 몇 번을 생각했지만, 꽃 피는 봄 마당에서 바람에 흔들리는 들꽃들과 같이 흔들거리며 누워있는 모습을 보고 자연에 두기로 결정했다. 산 아래에 있는 집이라 유난히 바람이 거칠게 부는 겨울에는 걱정이 되다 가도, 추위가 가시면 기지개를 쭈욱 펴고 햇살을 즐기는 고양이를 보면서 마음을 접었더란다.
가루는 부모님이 마음에 들었는지 종종 선물을 집 현관 앞에 놓아두곤 했다. 주로 죽은 참새나 두더지가 놓여 있었는데, 어느 날은 쥐를 잡아다 껍질을 벗겨서 시뻘건 살코기를 정성스레 뒀다. 가루의 선물은 점점 스케일이 커져서 산에서 근처로 내려온 야생 꿩을 두 번이나 잡아서 현관에 놓아두기도 했다. 고양이를 어찌 집안에서 기르냐며 마당으로 쫓아냈던 부모님은 가루가 잡아준 꿩으로 꿩탕을 맛나게 끓여 먹었다.
“가루~!!!!”
“애요오오오롱!!!!!!!”
오랜만에 고향에 내려가 마당에서 가루를 부르면 목소리를 알아듣고 아기처럼 울면서 저기 멀리서 달려온다. 어디까지 가 있었던 거야 이 야생 고양이. 또 밭 넘어서 산 아래 중턱까지 다녀왔을지도 모른다.
부르면 달려오는 고양이. 유난히 말이 많은 고양이.
시골길을 걸으면 따라나서서 함께 걷는다. 내가 늦을라치면 뒤돌아 보고서는 다시 발걸음을 맞추는 함께 걷는 고양이가 고향에 있다.
고향에 두고 온 가루가 눈에 밟혀 그동안 다른 고양이는 기르지 않겠다 다짐했건만, 우니가 또 우연히 우리 집에 왔다. 28살의 우니 엄마는 21살의 가루 엄마보다 좋은 사료를 살 수 있게 되었다. 고향에 가루 간식과 사료를 보내며 엄마한테 전화를 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