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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혜로 Sep 02. 2020

이 시국에 팀장이라니?

팀장이 해야할 일과 하지말아야 할 일에 대한 구분

팀장이 되어보니, 팀장으로서 해야할 일과 하지말아야 할 일이 있는데 그것을 알기 위해서는 하지말아야 할 일을 명확히 정의하고 업무를 적재적소에 재배치하는 것이 중요함을 깨달았다. 분주한 나의 마음을 다스리려고 이 글을 쓴다.


이 시국에 팀장이 되었다. 

어떤 지인은 이 시국에 팀장이 되었다고 대단하다고까지 했다. 감사할 따름이다. 다만, 진짜 이 시국에 팀장이 되었다는 것은 그만큼 부담감도 더 커질 수 밖에 없다. 회사가 잘 돌아갈 때는 기분좋게 직급을 받을 수 있겠지. 하지만, 코로나19의 여파로 우리 회사 역시 어려움 속에서 허덕이고 있는데 팀장이라니. 정신을 차리고 보니 팀장이 되어있었고, 회사 매출과 성과에 대한 압박은 내 어깨에 고스란히 올려져 있었다. The Having 과 같이 내가 팀장이 되었다는 것에 감사하며 주어진 상황을 받아들이고자 노력했다. 무엇보다도 정신을 가다듬고 앞으로 내가 어떻게 해야할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했다.


마음상태 : 분주한 마음

팀장이 되었다고 달라진 건, 주변에서 하나 둘씩 '팀장님' 이라는 호칭을 사용한다는 것이었다. 그리고 내가 진짜 팀장이 되었다는 '현타'가 온 건, 내 앞에 올려진 결제 기안이었다. 맨날 기안 결제만 받다가 누군가의 결제를 해준다는 것이 어색했다. 그러면서 나도모르게 업무에 대한 체크를 하나 둘 해나가기 시작했다. 분주했다. 어디까지 내가 체크해야할지 모르겠는데, 알아야 할 건 태산같았다. 


지금 가장 필요한 것 : 업무를 내려놓는 일

나에게 필요한 건 불필요한 업무를 줄이는 것이다. 실무를 했던 일들 중에서 팀원에게 배치해야 할 업무들을 생각해보기 시작했다. 처음에는 내 일을 누군가에게 이관한다는 것이 부담되는 게 사실이다. 하지만, 기존에 하던 업무를 계속 해나가기에는 너무 지엽적인 생각들로 팀을 꾸려갈 수 없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니, 더 깊은 내면에는 같은 업무시간에 업무량만 두세배로 늘어난 것 같아 업무량을 줄이기 위한 생각이 있었다. 팀장이라고 새로운 업무를 하는 것이 아니라 기존의 업무들을 재구성하고 재 배치해서 팀을 꾸려갈 여백을 만드는 것이 제일 중요하다고 판단했다. 


팀원들을 대하는 자세 : 방관

그래도 내가 리더에 대한 생각들을 하면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했던 부분이 바로 팀원들에게 결정권을 주어 자율성을 보장하는 일이라고 생각했다. 그래서 난 가감없이 팀장이 되자마자 이 부분부터 신경쓰리라고 다짐했다. 어떻게 적용하고 어떻게 실천해야 할지는 사실 막막하지만, 중요한 건 이제 내가 모든 결정을 다 내릴 수 없다는 것만이 팩트였다. 그래서 불필요한 회의도 없애고 팀원들이 스스로 판단할 수 있도록 중요 내용만 공유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리고 나는 가장 중요한 업무에 집중하려고 한다. 이 모든 것들이 내가 겪어온 직장생활에서부터 개선해야 할 부분을 생각한 데서 나온 생각들이다.


내가 신입사원 때 사수는 나에게 일거수 일투족을 보고하길 원했다. 시간단위로 내가 무엇을 하는지 보고해야 했고, 거래처를 만날 때는 이렇게 저렇게 이야기 하라고 조언했다. 나는 그의 아바타였다. 그렇게 사회생활을 시작하다보니 그게 당연한 줄 알았고, 나는 직장생활에 회의감을 깊이 느끼기 시작했다. 내 성향 자체가 누군가에게 지시만 받고 앉아있는게 답답했고, 거래처와 회사 사이에서 메신져 역할만 수행하게 되는 현실이 안타까웠다. 누구도 내 결정에 책임지려 하지 않았고 그래서 그들이 어쩔 수 없이 책임지려면 자신들이 원하는 방법대로 일하기만을 원했다. 나는 그렇게 되지 않으리라 다짐했다.



나도 모르게 팀장이 되었고, 나는 묵묵히 주어진 환경안에서 나아가야 한다. 우선 마음을 다잡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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