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지피지기 Mar 08. 2023

무드등 벽난로와 같은 나르시시스트의 공감능력

나르시시스트의 가짜공감

작년 겨울에 나는 불멍을 하고 싶어서 온라인 쇼핑몰에서 무드등 벽난로를 샀다. 직접 불을 피우는 난로도 있었지만 아직 세 돌밖에 안 된 둥이들이 있는지라 직접 불을 피우기에는 조심스러워서 불을 피운 것처럼 착시효과만 내는 벽난로 무드등을 선택했다.


무드등이 와서 스위치를 켰더니 불꽃모양이 이글거렸다. 그렇지만 무드등 벽난로는 24시간 틀어놔도 전혀 뜨거워지지 않았다.

무드등 벽난로를 켜놓고 불멍을 하다가 이번에는 문득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르시시스트의 공감은 무드등 벽난로와 같은 것이구나!'


나르시시스트도 공감을 할 수는 있다.

말로는 "미안하다. 힘들었겠다. 고맙다"라는 말을 드물지만 하긴 한다.(저 중에 미안하다는 말만 들어봤다.) 그렇지만 그 말이 진심은 아닐 가능성이 크다. 그 사람이 나르시시스트에게 필요한 사람이거나 나르시시스트가 그런 말을 함으로써 나르시시스트 본인에게 더 유리한 상황이 된다면 저런 말을 할 수는 있다. 공감하는 말을 함으로써 불리한 상황을 모면할 수 있다면 공감하는 말을 할 수 있다. 또는 겉으로는 말은 저렇게 하지만 속으로는 약간 비꼬는 의도가 있을 수 있다. 아니면 공감의 말 조차도 상대를 자신의 의도대로 움직이기 위한 가스라이팅일 수도 있다.


아무튼 나르시시스트는 순수하게 정말 진심으로 미안하다거나 고맙다는 말을 하지는 않는 것 같다. 만약에 진심으로 그렇게 느끼고 말하는 거라면 아마 그 사람은 나르시시스트가 아닐 것이다.



무드등 벽난로를 보면서 '나는 그동안 가짜 공감만 받고 살아왔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진심이 없고 말뿐인 가짜공감 말이다. 가짜 공감은 아무리 받아도 마음이 허하다. 아무리 틀어놔도 따뜻해지지 않는 무드등 벽난로처럼 말이다. 



작가의 이전글 왜 나르시시스트는 자녀를 자신의 아바타로 만들까?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