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때 복싱체육관을 다녔다. 한 가지 깨달은 건 메이웨더에 준하는 디펜스 천재가 아닌 이상 한 번 이상은 정타를 허용하게 되어있다는 것이다.
어느 정도 수준 비슷한 사람끼리 붙여주는 링 위에서조차 반격당하는데, 제약 없는 사회에서 서로 맞붙었다 생각해보라. 상대가 본인보다 약한 사람이라 장담할 수 있는가... 신체적 우위? 키가 상대적으로 20cm가량 작은 관장과의 스파링에서 속수무책으로 얻어맞기만 했다(지금 붙어도 똑같을 것이다). 주먹으로 싸우리라는 법도 없다(상대가 품에 흉기를 지니고 있을 수도 있다). 그런데도 체격 좋다고, 격투기 좀 배웠다고 타인과 기어이 다툰다? 진짜를 만나면 그날로 죽은 목숨이다.
사람은 유아기부터 청소년기 내내 남에게 고통 주는 행동이 나쁜 행동이라 배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부는 스스럼없이 악행을 저지른다. 그들의 악행을 저지하려면 남에게 고통을 줬을 때 본인도 그 이상의 고통을 겪을 수 있다는 사실을 각인시켜야 한다. 남에게 피해 입힘으로써 득 보려는 사람들에게 이것만큼 두려운 사실이 또 있을까...
한쪽이 절대적 약자라면 공권력이 그들을 대신해야 한다. 공권력을 적절하게 행사하지 않으면 남을 해하고도 고통받지 않을 거라는 걸 국가가 암묵적으로 공인한 것이고, 이러한 국가의 비호 아래 손해 볼 것 없는 악인들은 계속해서 악행을 저지를 것이다. 고의로 범죄 발생률을 상승시킬 게 아니라면 반드시 공권력을 적절하게 행사해야 한다는 말이다.
남에게 고통 주면 본인도 그 이상으로 고통받을 수 있다는 걸 사회구성원 모두가 머릿속에 세긴다면, 그리고 사건이 터졌을 때 가해자가 실제로 그 고통을 겪는다면, 서로가 서로에게 조심하는 세상이 오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