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노래 뭐예요? _ 발레수업에 어울리는 음악 고르기

수업의 리듬에, 가장 조용히 스며드는 음악을 찾습니다

by 나래코드 NARECORD


“선생님, 오늘 왈츠음악은 어떤 노래였어요?”

수업이 끝난 뒤, 무용수가 조심스럽게 물었어요.

이 질문은 언제 들어도 참 반가워요.

음악을 그냥 배경이 아닌,

‘귀를 기울였다는’는 증거니까요.


발레 수업에서는 늘 음악이 흐르지만,

그 음악을 고르는 일은 생각보다 훨씬 섬세해요.

단순히 예쁘거나 유명한 곡이면 되는 게 아니라,

동작의 리듬, 수업의 분위기,

그리고 그날의 공기까지 고려해야 하거든요.


같은 플리에라도

어떤 날은 드뷔시가 어울리고,

어떤 날은 드라마 OST를 편곡한 음악이 더 잘 맞아요.

‘이 곡이 정답이다’ 싶은 순간은 거의 없고,

그때그때 맞는 음악을 찾아야 해요.


그래서 저는 자주 직접 음악을 만들어요.

마음에 드는 곡이 있어도

템포가 안 맞거나, 너무 짧거나,

리듬이 부적절할 때가 많거든요.

그럴 땐 결국 피아노 앞에 앉아서

한 소절씩, 수업에 맞는 새로운 음악을 만들어 나가요.


가요, 뮤지컬 넘버, 영화 음악—

의외로 발레 수업에 어울리는 곡들이 참 많아요.

피아노로 풀어내면 가사 없이도 감정이 남고,

적당히 리듬을 정리하면

무용수의 움직임과도 자연스럽게 어울려요.


제가 생각하는 좋은 반주는

‘눈에 띄지 않지만, 귀에 남는 음악’ 인 것 같아요.

너무 튀지 않지만,

어느 순간 무용수의 동작에 날개를 달아주는 음악이요.


그래서 오늘도

카페에서 우연히 들은 멜로디,

지하철에서 흐르던 배경음악,

어릴 적 봤던 드라마 OST까지

하나하나 귀에 담아두고 다시 꺼내봐요.

“이건 플리에에 어울릴까?”

“이건 아다지오로 만들어볼까?”

그렇게 저만의 플레이리스트는

조용히, 그리고 천천히 쌓여요.


수업이 끝난 뒤,

무용수가 밝게 웃으며 말해요.

“선생님, 오늘 음악 너무 좋았어요. “


그 말 한마디에,

저는 또 다음 수업의 음악을

조금 더 설레는 마음으로 준비하게 돼요.


내일은 또 어떤 음악이 어울릴까요?


— 나래코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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