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몸의 언어

몸의 언어: 그때 그 키스

by 나른






그때 그 키스가 오직 순도 높은 사랑과 이해와 헌신 속에 이루어지지 않았더라도, 그 안에 미움이라던가, 거짓, 기만, 욕구, 혹은 비겁함 같은 불순물이 다소 섞여있어도,


아름다움과 추함으로 얼룩덜룩한 그 순간을 아름다움으로 간추려 기억하는 것은 이별한 자리를 털고 일어나 다음 걸음을 걸어가는 데에 중요하고도 필요한 작업이야.


온전하게 아름답지 않고,

그저 아름다움을 흉내 냈을 뿐이더라도.

기억을 편집하는 거지.

자르고 지우고 강조하고 잊고, 그렇게.


/


다시 돌아가도,

나는 너를 선택할 수밖에 없었고,

너는 충분히 사랑스러웠으며,

너를 사랑했던 나를 부정하고 싶지는 않아서.


이게 나와 너에 대한 예의라는

진부한 얘기를 하려는 거야.

그리고 우리가 선택했던 그 사랑에 대한 예의.


그 결과가 고작 이거냐며 허무해할 필요 없어.

분명 우린 매 순간 최선의 선택을 했을 테니까.


/


이젠 내 삶의 작은 한 조각을 차지하는 너니까.

되도록 조금만 미워할게.

너를 만나 많은 시간 아팠고 많은 시간 아름다웠으니

[그때 참 철없었지] 하며 웃어 볼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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