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

by 나르하나

잘하는 것과 하고 싶은 것은 다르다.

잘할 수 있지만 그다지 하고 싶지 않은 것과 그렇게 잘하지는 못하지만 하고 싶은 것이 있다고 가정해 보자. 그 각각을 선택했을 때의 작용은 어떠할까?


잘할 수 있지만 마음이 동하지 않는 것은 설령 지금 잘할 수 있다 해도 그 이상의 발전은 더디다. 흥미가 떨어지니 자연히 새로운 것을 흡수하는데 느리고, 열의를 다하지 않으니 그 분야의 정수를 얻을 수 없다. 그 안에서는 더 이상 새로운 경험과 의식의 확장이 일어나지 않으며, 그것을 지속한다는 것은 표면적으로 보면 일종의 정체이다. 오히려 그 기간에는 그것을 깨기 위한 반발적 에너지가 축적된다.


반면 하고 싶으나 현재 그다지 잘 못하는 것을 선택하면, 처음에는 그 분야에 서툴러서 선천적 재능이 있는 이보다 뒤떨어질 수 있다. 하지만 곧 열의로써 선대의 것을 빠르게 흡수하고 익히게 된다. 그러고 나서도 열정이 식지 않는다면, 다시 말해 어느 정도 잘하게 되었지만 계속해서 하고 싶은 상태라면, 본래 재주가 있으나 나태한 이를 한 참 능가하여 자신만의 경지에 이르게 된다.

흔히 천재들은 재주를 타고난다 하지만, 그 분야의 흥미가 지속되지 않는 한 어릴 적 신동에 그치고 만다. 흥미가 떨어지면 효율은 급격히 감소하므로 타고났다 하여도 변형을 통한 새로운 경지에는 이르지 못한다.


무언가 하고 싶다는 것은 자신의 특성과 현상이 화학적 반응을 일으키고 있는 것이다. 그 경험을 통해 스스로가 새롭게 변형되어 구성될 것임을 암시한다. 반대로 현재 하고 싶은 것이 없다는 것은 아직 전에 것들이 다 소화되지 않았음을 말한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갈구할 필요는 없다. 그것은 가벼움만을 더할 뿐이다. 소화되지 않은 상태에서 무언가를 더 먹는다는 것은 그대로 고역이다. 그것은 오히려 소화를 방해한다. 그때는 새로운 음식, 새로운 자극이 필요한 것이 아니라 되도록 적은 자극 속에서 스스로를 돌아보는 것이 효율적이다.


충분히 경험한 것은 지루하여 선택하지 않을 것이고 너무나 생소한 것은 관심과 흥미가 미치지 않아 역시 선택하지 않을 것이다. 인간은 누구나 지금 가장 흥미롭고 나의 생존과 배움에 적절한 것들을 선택하기 마련이다.


잘하는 것을 선택할 것인가? 하고 싶은 것을 선택할 것인가?
아니면 잘하면서도 여전히 하고 싶은 것이 있는가?
잘한다는 것은 이미 경험한 것이요, 하고 싶은 것은 앞으로 경험할 것이다.
잘하면서도 계속하고 싶은 것은 경험했던 것이나 더 경험할 것이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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