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일이든지 시작하기 전에는 먼저 그 마음이 일어나기 마련이다. 그렇지만 마음이 일어나 가볍게 행동에 옮기는 것과 마음을 다잡고 움직이는 것은 다르다.
단지 일어난 마음에 따라 가볍게 행동할 때에는 그 움직임이 장기적이지 않다. 그저 마음에 떠오른 것을 그대로 행동에 옮겨 버린 후 바로 잊어버리거나 그 행동에 따른 반작용을 받는다. 반면에 마음을 먹거나 다잡는 행위는 그 과정에서 상당한 에너지가 축적된다. 그것은 보다 장기적인 흐름 안에서 움직인다.
일의 성사 여부는 얼마나 그 마음을 장기적으로 꾸준히 이끌어 갈 수 있는가에 달려있다. 그것을 위해서는 그만큼 자신이 강하게 원하거나 끌리는 것이어야 한다. 무엇이든 동기가 부족한 상태로 억지로 하는 것은 오래 지속하기도 어려울 뿐만 아니라 비효율적이다.
원하지 않는 것을 붙들고 있을 때 과연 얼마나 거기에 에너지를 쏟아부을 수 있을까? 혼신의 힘을 다하여도 무언가 하나 성취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다. 하물며 원하지도 않는 일을 하면서 큰 성취를 바라는 것은 너무나 어리석은 일이 아닌가?
연속된 실패에도 무너지지 않을 정도로 지속적으로 밀고 나갈 수 있는 것이라면 그것은 언젠가는 이루어진다. 그것을 찾은 것만으로도 사회적 성공과 실패를 떠나서 인간적 성공의 길에 들어섰다.
그렇다면 한 사람이 오랫동안 원하는 것을 해 왔음에도 불구하고 그 일이 성사되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
답은 간단하다.
⓵ 아직 그 일이 성사될 만큼의 에너지와 작용이 모이지 않았거나
⓶ 그 성사시키려는 일이 현재 자신과 자연의 흐름에 맞지 않기 때문이다.
가령 자동차가 10km를 가기 위해 1리터의 휘발유가 필요하다면 100km를 가기 위해서는 10리터의 휘발유가 필요하다. 자신의 목표가 100km 거리에 떨어져 있다면 9리터의 에너지를 써서 90km까지 도달하였어도 아직 그것은 성사되지 않은 상태로 남아 있다. 도착점은 여전히 눈앞에 보이지 않는다.
두 번째의 경우는 자신의 깊은 곳에서 진정 원하는 것이 무엇인가와 관계가 있다. 자신은 A라는 목표를 향해 가고 있다고 생각하지만, 본질적 관점에서는 그 목표는 하나의 표상일 뿐이고 실제로는 A라는 과정을 통해 B의 성취를 도모하고 있을 수 있다. 즉 최종 목표는 A의 성사가 아니라 A의 목표를 성사시키기 위해 애쓰는 과정의 여러 경험들을 통하여 결국 B의 목표를 성사시키기 위한 준비 단계를 밟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우는 우리가 익히 알고 있는 여러 번의 실패를 통해서 한 인간이 다듬어지는 과정과도 비슷하다. 그 실패는 사실 실패가 아니다. 목표 A를 성취한다는 관점에서 보자면 그것이 실패로 보일지라도, 목표 B의 관점에서 보면 착실히 그 목표를 향한 과정을 밟아가고 있는 중이다. 어느 순간 자신의 내면 깊이에서 원하는 것이 실은 A가 아닌 B라는 것을 뒤늦게나마 깨닫는 일은 비일비재하다.
마음을 다잡고 일을 실행했음에도 그것이 성취되지 않았다 하여 실망할 필요는 없다. 자신의 본질은 좀 더 큰 계획을 짜고 있을지도 모른다.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본래의 목적은 차차 표면으로 드러날 것이다. 넓은 관점에서 보면 모든 일은 다 이루어지고 있는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