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천대유로 드러난 거대 기득권 카르텔과 부동산 수익모델
화천대유 사건은 곽상도 아들이 받은 50억 위로금에 대한 분노의 소재로만 소비되어선 안 된다.
거대한 기득권 카르텔이 대한민국땅을 해쳐먹는 디테일이 세상에 공개됐다. 공개된다 한들 무엇이 달라지겠는가라는 회의감이 마음 깊숙이 자리잡지만, 대한민국 엘리트 카르텔이 공적 자산을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유화하는 디테일을 영화가 아니라 현실판으로 보는 건 우리에게 어찌됐든 교훈을 남길 것이다.
화천대유 관련 의혹 중심에 선 이들을 보면
국민의 세금이 상당히 투입된 국공립 학교를 나온 이들이 대다수요,
국민의 세금을 녹으로 받아먹은 이들이 또 대다수다.
법의 이름으로 정의와 원칙을 수호하라 했더니, 법복을 벗자마자 고문이니 자문이니 따위 명함 받아 로비스트로 활동한 이가 태반이다.
걸핏하면 '법대로 해'를 외친 국회는 진보, 보수할 것 없이 율사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한 결과 칼잡이 검사들에게 '국민의 대표'라는 거대한 레떼르를 입혀주었다.
낮에는 제4의 권력을 자임하고 밤에는 국회의원, 판검사들과 형님아우하며 어깨동무하는 기자들은 법조-정치-언론의 삼각편대 완성을 위한 중요 퍼즐 조각이다. 여기에 행정력을 구비한 관료까지 가세하면 그림은 완벽하다. 이렇게 완성된 퍼즐이 가리키는 방향은 "돈." 2021년 대한민국 기득권의 사랑은 머니머니해도 부동산이다.
우리는 아주 쉽게 잊는다. 그 결과가 이토록 공고한 기득권 카르텔로 드러났다.
이재명이 미련한 놈인지, 곽상도가 파렴치한 놈인지 따지는 건 부차적인 문제다. 저 위 빙산의 일각에 포함된 평범한 얼굴의 공범에 우리는 더 주목해야 한다. 예를 들어 8천만 원 가량 출자금을 들고 1,000억 원의 배당금을 받은 남모 변호사. 참고로 이 사람의 부인은 MBC에 재직 중인 기자다. 화천대유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관여된 이재명 주변 정치 참모들 - 대표적으로 아파트 조합장 출신의 유동규만 드러난 상황- 와 관료들, 정치권력에 빌붙어 이권 개입을 업으로 삼는 수많은 로비스트와 정치낭인들은 아직 꼬리조차 드러나지 않았다.
대장동 분양받고 중도금 갚아내느라 허리띠 졸라매고, 금리 인상 전망에 잠못 이루는 필부필부들이 있을 터다. 이 돈이 모이고 모여 누군가의 주머니에 천억으로 뭉쳤다. 그 천억 중 일부는 다시 강남 건물 쇼핑에 쓰였다지.
집 한 채 마련해보겠다고 아등바등대는 대다수의 삶들이 초라하다. 서울에 집 마련하겠다는 걸 꿈으로 삼지 않은 게 내겐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죽어라 일해서 은행 배만 불려주기 싫었던 것인데, 착실히 은행대출금 갚아내는 삶을 살고 있었더라면 나는 홧병이 날지도 모른다.
왜 공정하지 않은가. 걸핏하면 ‘법대로 해’를 외치지만 법과 제도가 원칙대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쁘고 급하면 언제든 우리 사회 ‘갓길’에서 전력질주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고 생각하는 기득권들이 너무도 많다. 당최 믿을 구석이 없으니 한국 사회 신뢰도가 선진국 가운데서도 바닥을 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 <386세대유감> 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