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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오늘을산다 Sep 30. 2021

그냥 기득권일 뿐이에요

화천대유로 드러난 거대 기득권 카르텔과 부동산 수익모델

화천대유 사건은 곽상도 아들이 받은 50억 위로금에 대한 분노의 소재로만 소비되어선 안 된다.

거대한 기득권 카르텔이 대한민국땅을 해쳐먹는 디테일이 세상에 공개됐다. 공개된다 한들 무엇이 달라지겠는가라는 회의감이 마음 깊숙이 자리잡지만, 대한민국 엘리트 카르텔이 공적 자산을 합법의 테두리 안에서 사유화하는 디테일을 영화가 아니라 현실판으로 보는 건 우리에게 어찌됐든 교훈을 남길 것이다.


화천대유 관련 의혹 중심에 선 이들을 보면

국민의 세금이 상당히 투입된 국공립 학교를 나온 이들이 대다수요,

국민의 세금을 녹으로 받아먹은 이들이 또 대다수다.

법의 이름으로 정의와 원칙을 수호하라 했더니, 법복을 벗자마자 고문이니 자문이니 따위 명함 받아 로비스트로 활동한 이가 태반이다.

걸핏하면 '법대로 해'를 외친 국회는 진보, 보수할 것 없이 율사들을 경쟁적으로 영입한 결과 칼잡이 검사들에게 '국민의 대표'라는 거대한 레떼르를 입혀주었다.

낮에는 제4의 권력을 자임하고 밤에는 국회의원, 판검사들과 형님아우하며 어깨동무하는 기자들은 법조-정치-언론의 삼각편대 완성을 위한 중요 퍼즐 조각이다. 여기에 행정력을 구비한 관료까지 가세하면 그림은 완벽하다. 이렇게 완성된 퍼즐이 가리키는 방향은 "돈." 2021년 대한민국 기득권의 사랑은 머니머니해도 부동산이다.  


기득권 카르텔의 중심엔 돈이...
빙산의 일각 (출처: 노컷뉴스)

우리는 아주 쉽게 잊는다. 그 결과가 이토록 공고한 기득권 카르텔로 드러났다.

이재명이 미련한 놈인지, 곽상도가 파렴치한 놈인지 따지는 건 부차적인 문제다. 저 위 빙산의 일각에 포함된 평범한 얼굴의 공범에 우리는 더 주목해야 한다. 예를 들어 8천만 원 가량 출자금을 들고 1,000억 원의 배당금을 받은 남모 변호사. 참고로 이 사람의 부인은 MBC에 재직 중인 기자다. 화천대유가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관여된 이재명 주변 정치 참모들 - 대표적으로 아파트 조합장 출신의 유동규만 드러난 상황- 와 관료들, 정치권력에 빌붙어 이권 개입을 업으로 삼는 수많은 로비스트와 정치낭인들은 아직 꼬리조차 드러나지 않았다. 


대장동 분양받고 중도금 갚아내느라 허리띠 졸라매고, 금리 인상 전망에 잠못 이루는 필부필부들이 있을 터다. 이 돈이 모이고 모여 누군가의 주머니에 천억으로 뭉쳤다. 그 천억 중 일부는 다시 강남 건물 쇼핑에 쓰였다지. 


집 한 채 마련해보겠다고 아등바등대는 대다수의 삶들이 초라하다. 서울에 집 마련하겠다는 걸 꿈으로 삼지 않은 게 내겐 다행이라면 다행이다. 죽어라 일해서 은행 배만 불려주기 싫었던 것인데, 착실히 은행대출금 갚아내는 삶을 살고 있었더라면 나는 홧병이 날지도 모른다.




왜 공정하지 않은가. 걸핏하면 ‘법대로 해’를 외치지만 법과 제도가 원칙대로 작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바쁘고 급하면 언제든 우리 사회 ‘갓길’에서 전력질주 할 수 있는 권리를 가졌다고 생각하는 기득권들이 너무도 많다. 당최 믿을 구석이 없으니 한국 사회 신뢰도가 선진국 가운데서도 바닥을 치는 게 이상한 일은 아니다. - <386세대유감>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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