괜찮아 푹 쉬다와도./ 타인의 멋대로 틀
멘탈이 완전히 무너지면 항상 하던 행동이 있다. 계속 수면제를 먹어가며 동면에 들어가는 거였지. 심리학적으로는, 그 힘들고 괴로운 상황을 나만의 방어기제로서, 그 순간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하는 거라 하더라고.
맞아, 아무 생각조차도 하고 싶지 않을만큼. 너무 괴로워서, 또 이러다간 스스로의 목숨을 끊을 것만 같아 택하게 된 방어기제야. 사실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회피하는 것은 마냥 좋지 않지.
그렇게 회피한다고 상황이 달라지거나, 그 괴로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근데, 한번 쯤은 이렇게 생각해. 그래도 너무 힘들고 괴롭고, 고통스럽고 정말 세상속으로부터 숨어버리고 싶다는 건, 내 존재를 너무 감추고 싶을만큼, 힘들다는 거잖아.
말 그대로, 힘드니까. 못버티겠으니까. 잠시라도 도망치고 싶은거야. 세상으로부터. 그러니,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내가 동면에 들어가는 것처럼, 아무생각없이 회피할 수 있고 잠을 자서라도 잊어버리며 쉴 수 있다면.
그것 자체가 내스스로에게 주는 위안이지 않을까. 처음에 엄마는 마구 답답해하고 재촉하고 그랬지만 그럴수록 더 상황은 악화될 뿐이라는 것을 느낀 후 부터는, 내버려두곤 해.
내가 먼저 일어나서 말을 걸어올 때 까지, 본인 성격상 너무너무 답답해 미칠지경일텐데도, 꾹 참고 그저, 따뜻한 밥 한상 준비해놓고 기다려줘.
어릴 때, 참 상처이고 충격적인 말이라 이게 병적으로 싫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어릴적, 누구나 갖고싶은 과자나, 인형, 장난감 같은 걸 보면 좀 떼를 쓰기도 하잖아.
근데 아빠는 그런 날 항상 보면 ‘넌 왜 그렇게 고집이 쎄’라고 추궁하고는 했다. 그 말이 너무 상처였나봐. 다른애들도 다 하는 떼좀 부렸다고, 왜 그렇게 날 고집이 쎈 아이로 순식간에 만들어버리는지. 그런 아빠가 미웠던 것 같다.
그 작은 불씨같은 상처 하나가, 나도 모르는새, 뇌리에 각인이 강하게 박혀, 성인이 되고나서 나를 그렇게 쉽게 판단하고 몰아가며 말을 뱉는 사람들을 제일 경계하고 싫어하고는 했어.
말도 안 되는 혈액형 가지고도 “넌 A형이라 소심하겠네~” 이러는 사람이 있더라. 대체 어떻게 뭘 배워 자라나면 이렇게 무례하고 예의없는 사람들이 많을까 하고 늘 질색팔색을 하곤 했지.
누군가에게 자기기준에서만 내린 순간 판단으로 속단하고 결론을 짓고, “넌 ** 이네”, “넌 **이래서~”와 같이 프레임을 씌워 상대를 자기 판단이라는 틀에 가두는 것. 그런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사람 부류중 하나야.
잘난체 그만하고 사람을 자기 틀에 가두는 가스라이팅 하지맙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