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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림 9시간전

동면/ 프레임

괜찮아 푹 쉬다와도./ 타인의 멋대로 틀





동면




  멘탈이 완전히 무너지면 항상 하던 행동이 있다. 계속 수면제를 먹어가며 동면에 들어가는 거였지. 심리학적으로는, 그 힘들고 괴로운 상황을 나만의 방어기제로서, 그 순간을 회피하고 싶은 마음에 그렇게 하는 거라 하더라고.

  맞아, 아무 생각조차도 하고 싶지 않을만큼. 너무 괴로워서, 또 이러다간 스스로의 목숨을 끊을 것만 같아 택하게 된 방어기제야. 사실 아무것도 해결하지 못하고 회피하는 것은 마냥 좋지 않지.

  그렇게 회피한다고 상황이 달라지거나, 그 괴로움이 사라지는 것은 아니니까. 근데, 한번 쯤은 이렇게 생각해. 그래도 너무 힘들고 괴롭고, 고통스럽고 정말 세상속으로부터 숨어버리고 싶다는 건, 내 존재를 너무 감추고 싶을만큼, 힘들다는 거잖아.

  말 그대로, 힘드니까. 못버티겠으니까. 잠시라도 도망치고 싶은거야. 세상으로부터. 그러니,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 내가 동면에 들어가는 것처럼, 아무생각없이 회피할 수 있고 잠을 자서라도 잊어버리며 쉴 수 있다면.

  그것 자체가 내스스로에게 주는 위안이지 않을까. 처음에 엄마는 마구 답답해하고 재촉하고 그랬지만 그럴수록 더 상황은 악화될 뿐이라는 것을 느낀 후 부터는, 내버려두곤 해.

  내가 먼저 일어나서 말을 걸어올 때 까지, 본인 성격상 너무너무 답답해 미칠지경일텐데도, 꾹 참고 그저, 따뜻한 밥 한상 준비해놓고 기다려줘.

[한참을 그렇게 내 스스로에게 쉼을 주고, 피할 시간, 숨어있을 시간, 안정될 시간을 좀 주고나면, 조금씩 천천히 일어나곤 했고, 엄마가 차려준 정성스러운 따뜻한밥 을 먹고 울곤했어.

그러고 나면 엄마에게 내가 왜 무너졌고, 어떤감정과 심정, 입장으로 이렇게 고통스러웠는지 털어놓고는 했어. 한참을 그렇게 풀어내다가, 나는 결국 훌훌털고 다시 용기를 내 일어서고는 했다. 그러니, 너무 힘들고 무너질 땐, 에너지를 좀 비축해두는 동면을 해도 괜찮아. 누구나 나만의 속도는 다 다르기에.]






프레임





  어릴 때, 참 상처이고 충격적인 말이라 이게 병적으로 싫어졌는지도 모르겠다. 어릴적, 누구나 갖고싶은 과자나, 인형, 장난감 같은 걸 보면 좀 떼를 쓰기도 하잖아.

  근데 아빠는 그런 날 항상 보면 ‘넌 왜 그렇게 고집이 쎄’라고 추궁하고는 했다. 그 말이 너무 상처였나봐. 다른애들도 다 하는 떼좀 부렸다고, 왜 그렇게 날 고집이 쎈 아이로 순식간에 만들어버리는지. 그런 아빠가 미웠던 것 같다.

  그 작은 불씨같은 상처 하나가, 나도 모르는새, 뇌리에 각인이 강하게 박혀, 성인이 되고나서 나를 그렇게 쉽게 판단하고 몰아가며 말을 뱉는 사람들을 제일 경계하고 싫어하고는 했어.

  말도 안 되는 혈액형 가지고도 “넌 A형이라 소심하겠네~” 이러는 사람이 있더라. 대체 어떻게 뭘 배워 자라나면 이렇게 무례하고 예의없는 사람들이 많을까 하고 늘 질색팔색을 하곤 했지.

  누군가에게 자기기준에서만 내린 순간 판단으로 속단하고 결론을 짓고, “넌 ** 이네”, “넌 **이래서~”와 같이 프레임을 씌워 상대를 자기 판단이라는 틀에 가두는 것. 그런 사람들이 제일 싫어하는 사람 부류중 하나야.

[숱한 인간관계를 겪다보니 하도 답답해서 말해본다.

(모든 사람이 아닌 특정 사람들에게하고 싶은말이니 오해 없으시기를.)

사람의 기준은 저마다 달라. 나 또한 너를 그리 좋지 않게 보고 판단하고 평가할 때도있지만, 대신 가치관의 차이를 인정하거든. 굳이 내 기준에서만 내린 판단을 말을 안할 뿐이야.

부디 누구든 생각없이 말로 내뱉지 말고 속으로 좀 생각을 했으면 좋겠다. 우리 배운 성인이잖아. 왜들 그리 경솔하고 무례할까. 제발 사람간의 예의좀 지켜줍시다!

반대로 너한테 그런말들 하면 제일 발끈할 거면서.

그러니 본인이 싫은건 남한테도 하지맙시다!

그리고 너의 기준이 정답은 아니야. 정답이 어딨어, 서로 조율해 나가는거지.

잘난체 그만하고 사람을 자기 틀에 가두는 가스라이팅 하지맙시다.

다들 자기만의 프레임을 부숴야해. 깨고 나올 수 있어야해. 난 틀에 가두는 모든 것이싫어. 나는 나만의 방식으로 살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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