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존재 가치를 스스로 발견하는 힘
첫 눈이 소복히 쌓이면 항상 하는 일이자 좋아하는 일은, 아무도 밟지 않은 새하얗고 평평한 그 눈밭에 내 발자국을 콕- 하고 찍어내는 거였다.
새하얀 도화지에, 아무도 손대지 않은, 순수하고 깨끗한 그 상태에 나만의 흔적, 자취, 기록과도 같은, 혹은 나만의 다짐같은 느낌으로 콕- 하고 찍어낼 때면 무척이나 대단한 존재가 되는 것만 같이 기분이 좋아졌거든.
다들 무언가 어떠한 계절이든, 좋아하는 행위들이 있을 거야. 본인은 파악하지 못했더라도 무의식중에라도, 의연하게 해왔던 행동들 속에는. 이유없는 것들은 단연코 없더라.
악하게 탁하게 더렵혀지고 혼란스러운 세상 속에서, 새하얀 세상으로 뒤덮일 때면, 나만의 흔적을, 나만의 존재를 만들고 드러내고는 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