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안 아줌마의 불안증 투병기 4
상담 초기, 선생님께 여러 번 들었던 말이 "왜 그렇게 해야 하는데요?"였다.
어릴 적부터 기억 속 나는 항상 '열심히' 생각하고, '열심히' 먹고, '열심히' 공부하고, '열심히' 놀고, 술도 '열심히' 먹고, 심지어 잠도 '열심히' 잤다. 연애도, 친구와의 관계도, 여행도, 부모님께도, 텔레비전 보기도 항상 '열심히' 했다. 사실 그렇게 밖에 하지 못했다. 그러다 내 생활이나 고민을 이야기하던 중 선생님이 '왜 그렇게 하는데요?'라는 질문을 받지 말문이 막혔다.
그리고 이렇게 반문했다.
"그렇게 하지 않으면, 어떻게 살아야 하는데요?"
난 '열심히 하지 않는 법'을 몰랐던 거다. 그리고 '열심히'하지 않으면, '잘못'한 거고, 그러면 마음속에는 '죄책감'이 자리 잡는 자동화 시스템을 가지고 있었던 거다. 결과가 안 좋은 것에 대해서도 죄책감을 가졌고, 설사 결과가 좋더라도 복기를 하면서 '아, 그때는 그러지 말았어야 했는데..'라며 자책을 했다. 이렇게 '죄책감'으로 귀결되는 생각의 자동화 시스템은 내가 아는 한, '항상' 그래 왔다. 그래서 다들 그런 줄 알았다.
하지만 선생님은 이렇게 말했다.
"다 그렇지 않아요. 죄책감을 가질 이유가 없으면 갖지 않아도 돼요."
그래서 '열심히'하는 거 멈추려고 노력 중이다. 하지만 이 마저도 '열심히!'하고 있을 때가 있다.
왜 이 모냥인 걸까... 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