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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스튜디오 포카 Mar 27. 2020

잠시 동안 안녕

2020. 01. 15(수)


한 달 전부터 사람들과 대화할 때 숨이 가쁘다고 생각했는데, 이젠 말하는 몇 마디 짧은 문장을 말하는 중간에도 숨이 턱턱 막힌다. 말하지 않을 때에도 종종 숨이 찰 때가 있는데, 특히 겨울옷을 두둑이 껴입고 난방이 풀가동된 버스를 타면 머리가 새하얘져서 주저앉을 것만 같다. 



지난달 전시 오픈 준비 때, 봄로야 작가님이 "나리, 요즘 몸은 어때? 괜찮아?"하고 물어봐주었다. "몸은 괜찮은데, 호흡이 짧아진 건지... 말할 때마다 종종 숨이 차요."라고 답했더니, 작가님은 웃으며 "그게 몸이 힘든 거야!"라고 했다. 그 당시에는 그냥 '그런건가...?' 싶었는데 이번 주가 되어서야 그 말을 온전히 이해하게 되었다(둔한 나...). 매번 이 이상 컨디션이 더 나빠질 수 있겠나 싶지만, 한 주가 지나고 나면 어김없이 더 힘든 상황을 새롭게 겪게 된다. 그럴 때마다 이제 정말로 임신 막바지에 들어섰구나 싶다. 임신 막달의 어려움의 끝은 어디인 걸까! 끝은 있는 걸까? 출산 예정일까지 아직 한 달 이상이나 남았지만, 마꼬가 그 날짜에 딱 맞춰서 나올지는 장담할 수 없는 일이고... 앞으로 지인들에게 당분간 출산 육아로 못 보게 될 거라고, 굿바이 인사를 해야 할 것 같다. 



이제는 더 나빠질 수 없다, 지금의 체력이라도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영양제도 잘 챙겨 먹고 있다. 또, 약속이 있더라도 출발시간 전에 조금만 자고 일어나 나갈지를 고민하기도 한다. '어차피 밤에 잘 건데 낮잠을 왜 자는지 이해할 수 없다'라고 생각했던 과거의 내가 지금과는 너무나도 다른 사람 같다. 



내 몸은 힘들지만 마꼬는 쑥쑥 잘 자라는 모양이다. 오늘도 해 질 무렵이 되니 마꼬가 활발히 움직인다. 생활패턴이 나와 닮은 모양인데, 마꼬도 낮잠은 왜 자는지 모르겠다고 생각하는 어린이가 되려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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