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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씬날 Jun 12. 2018

내가 쓰는 스얼레터 04

어떤 일도 헛된 것은 없다. 

지난주 방산시장에 다녀왔습니다. 2018 생태계 콘퍼런스 때 사용할 명찰을 제작하기 위해서였어요. 스얼에서는 1년에 수많은 행사들이 있고 행사의 성격에 따라서 참가자 명찰을 만들어 나눠주기도 합니다. 그럴 때마다 매번 규격화된 명찰을 사용했는데 이번에는 뭐에 꽂혔는지 조금 색다른 명찰을 제작해보기로 했어요. 

그때까지만 해도 케이스, 속지, 명찰 줄까지 따로따로 주문해야 된다는 것은 몰랐습니다. 규격화된 케이스가 아녔기에 시장에 직접 가야 했고, 케이스가 제작되면 단추 제작사에서 단추를 따로 부착해야 했죠. 또 명찰 줄은 명찰 줄 업체를 찾아서 주문했고, 케이스 안에 들어가야 할 내지는 디자인을 맡기고 인쇄 후 마무리 중철 작업까지 필요했습니다. 이 모든 과정은 옆 자리 슈퍼 인턴 님의 도움을 받아 차근차근 완료되어가고 있고 이제 가장 중요한 내지 인쇄만을 남겨두고 있습니다. 

이번에 직접 이런 과정들을 해보지 않았다면 저는 아마 계속 몰랐을 겁니다. 그냥 계속 쓰던 명찰을 그대로 썼겠죠. 또 한편으로는 그냥 늘 하던 대로 하는 게 더 편하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그렇지만 어떻게든 이렇게 소위 삽질을 해가며 새로운 시도를 해야 어떤 것이 좋은지 판단할 수 있고 나중에 또 다른 시도를 하는 사람에게는 좋은 초석이 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적어도 이런 새로운 시도를 하지 말아라 라는 교훈 정도는 줄 수 있을 테니까요.

어쨌든 내 시간을 쏟고 고민하고 노력하고 해결하는 과정은 어느 것 하나 헛된 것이 없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시간이 지나고 보면 그때 내가 방산시장에 다녀왔기 때문에 알 수 있었던 것, 그때 내가 내지 디자인을 고민하면서 깨달았던 것, 그때 내가 콘퍼런스를 준비하며 고민했던 사소하지만 많은 부분들이 또 다른 조합으로 만나 다음의 나에게 조금 더 합리적인 결정을 할 수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 겁니다. 그냥 좋은 에이전시를 찾아라 같은 현실적인 조언 일지라도요.

다음 주에는 이 모든 결과물을 갖고 부산으로 갑니다. 부산에서 이틀간 열릴 생태계 콘퍼런스 2018이 무사히 마무리되길 응원해주세요. 다 만들어진 명찰은 그때 꼭 보여드릴게요! 


차근차근 체크리스트 완료 중인 나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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