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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씬날 Jun 10. 2018

내가 쓰는 스얼레터 03

피아노를 배웁니다. 작년 초부터 피아노 학원을 등록해서 레슨도 받고 연습실을 맘껏 사용하며 제가 평소에 치고 싶었던 피아노 곡이나 커버곡 등을 치고 있습니다. 실은 2016년 말에 개봉한 영화 라라랜드의 영향이 컸죠. 실제로 학원에 가니 대부분의 연습실에서 City of stars가 흘러나오고 있었고 저도 첫 곡으로 그 곡을 연습했었네요. 하하하 :)


최근에는 DJ Okawari의 Flower Dance라는 곡을 연습 중인데, 멜로디가 반복되지만 끊임없이 건반을 눌러야 하기 때문에 한 번의 잘못된 누름이 전체 멜로디에 큰 영향을 줍니다. 그래서 오른손, 왼손을 나눠서 연습하고 템포를 굉장히 느리게 연습하고 부분 연습을 꾸준히 해야 합니다. 마음속으로는 이미 나는 프로 연주가입니다. 내가 즐겨 들었던 원곡의 연주처럼 화려하게 치고 싶은 마음이 가득합니다. 하지만 그 유혹을 뿌리치고 느리게 하나하나 연습하는 그 과정을 해내야 합니다.  


연습과정을 거치고 조금씩 템포를 올려봅니다. 빠른 템포가 익숙해지면 거기에 페달을 추가하고, 클라이맥스에서는 조금 더 빠르게, 조금 더 강하게 누르고 어떤 부분은 약하게 연주합니다. 기교를 넣는 것이죠. 중요한 것은 이런 꾸밈은 기본이 되지 않은 상태에서는 무의미하다는 것입니다. 멜로디도 제대로 누르지 못하는 연주자가 페달을 화려하게 밟는 다고 해서 그것이 좋은 연주가 될 수 있을까요? 물론 페달의 화려함 뒤에 실수를 잠시 숨길 수는 있겠으나 금방 들통이 나겠죠.  


예전에는 무대 위 화려한 연주자들처럼 그렇게 연주하고 싶었던 것 같습니다. 그래서 더 조바심이 나고 같은 구간만 반복하는 것이 지겨웠죠. 그래서 멋대로 그 사람들의 템포를 쫓아 연주하다가 틀리기 일쑤이고 템포를 놓쳐버리곤 했을 겁니다. 나는 아직 그럴 준비가 되지 않았는데 말이죠.  


그런데 한편으로는 굳이 왜 그 템포를 쫓아가려 했을까 하는 생각이 드는 겁니다. BPM이 120인 곡을 나는 BPM 88로 쳐도 문제가 되지 않을 텐데.. 취미로 배우는 피아노인데도 나는 왜 그런 강박관념을 가지고 있었을까. 그래서 이제는 내 템포대로 연주해보려 합니다. 조금 더디게 가더라도 구간 반복하며 그 피아노 곡을 제대로 쳐보고 싶습니다. 원곡보다 조금은 느린 아련 버전이 되더라도 그것이 내 속도대로 제대로 연주된 곡이라면 그것대로 굉장히 만족스러울 테니까요.  


다음은 어떤 곡을 치면 좋을지 벌써 고민 중인 나리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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