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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씬날 Mar 20. 2020

내가 쓰는 스얼레터 #24

따뜻한 봄이 유난히 기다려지는 날들


3월도 벌써 중순입니다. 사실 1월 1일이 한 해가 시작되는 지점이기는 한데, 저는 1월보다는 3월이 조금 더 시작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아무래도 봄이 시작되는 지점이라서 그런 걸까요. 약간 뭐랄까 파릇파릇 새로운 느낌이 가득하거든요. 따뜻한 날씨에 모든 미물이 웅크리고 있던 몸을 펴고 기지개를 켜는 거 같은 개운한 느낌 말이에요. 그래서 저는 봄, 여름, 가을, 겨울 중에 봄을 가장 좋아합니다. 봄이 가져다주는 연둣빛 기운이 저를 설레고 생기 있게 만들어주거든요.


봄에 미세먼지나 황사라는 이름이 더해져 안타까워진지 몇 년 되긴 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저는 봄을 좋아합니다. 우선 봄이 되면 두꺼운 외투를 벗어던질 수가 있어요. 암만해도 겨울 막바지가 되면 교복처럼 입던 패딩도, 어두운 계열의 코트도 지겨워지더라고요. 그래서 얼른 날씨가 따뜻해져서 두꺼운 옷 대신에 가볍고 화사한 옷들을 입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돼요.


또 봄이 되면 야외에서 할 수 있는 일들이 많아집니다. 햇살을 받으며 산책하는 일이나 벚꽃을 비롯해서 이쁘게 피는 꽃들을 산으로, 들로 나가서 즐길 수가 있습니다. 봄에 개막하는 야구 경기도, 봄에 열리는 야외의 음악 페스티벌도 제가 봄을 좋아하는 이유 중 하나이고요.


무엇보다도 봄은 새롭게 시작하는 힘을 가져다줍니다. 올해가 벌써 두 달이나 지났지만 그래도 봄이 시작되고 있으니 겨우내 조금 흐트러졌던 마음들을 다잡고 다시 시작할 수 있게 해 줍니다. 조금 힘들었던 일들도 봄이 되면 괜찮아질 거야, 조금은 나은 내가 될 수 있을 거야 생각하게 되는 거죠. 그래서 '인생의 봄날'이라는 표현처럼 뭔가 봄에는 좋은 일이 생길 것 같은 막연한 설렘이 생기기도 하고요.


특히 올해는 2월부터 유난히 봄이 기다려졌습니다. 따뜻한 봄이 오면 우리가 처한 상황들이 조금은 누그러들고, 다시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과 그렇게 되기를 바라는 희망이 뒤섞인 기다림인 것 같아요. 아직은 꽃샘추위가 찾아오고 4월 초에 갑자기 말도 안 되는 날씨로 우리를 어리둥절하게 만들 수도 있지만 어김없이 봄은 찾아올 겁니다. 올해 봄은 다른 봄보다도 훨씬 더 반가울 것 같아요.


- 다시 스얼공장을 가동할 봄날을 기다리며 나리 드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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