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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로살다 Jun 05. 2022

파리는 나의 힘

실시간 파리 생중계 (1)

아, 나는 드디어 알게 되었다.

PT 를 꾸준히 받아 근육을 키운 것은,

(그런데 다이어트를 하지 않아 트레이너로부터 근돼, 근육돼지라는 별명까지 얻은 것은)

파리에서 쓸 체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였구나.

아이들이 걷다 걷다 드디어 비틀거리며


- 엄마 힘들어, 안아 줘.

- 엄마, 안아줘, 너무 힘들어~~~

- 엄마, 엄마, 엄마~~~~


할 때 22키로짜리 아들을 번쩍 안아 들고 500미터는 걸어갈 수 있는 체력이 나에게 있었다.


샹젤리제에서, 루브르에서, 튈를리에서,

나는 아이들을 안고 걸었고, 그게 가능해서 놀랐다.

무엇보다 몸이 힘들다고 쳐지지 않았고

기분은 순간 순간 업되어있다.


여기는 파리다.

사랑하는 가족들과 내가 사랑하는 파리에 있다.

1년 전만해도 '아, 그러면 얼마나 좋을까' 했던 일이

지금 이순간 일어나고 있다.


그 생각만으로도 바닥이었던 에너지가 솟구쳐 오르며

운동으로 다져진 근육들이 펌프질을 시작했다.


시차적응 때문에 눈이 떠진 새벽에도

너무 많이 걸어야해서 진이 빠지는 오후도

파리에 있다는 사실이 나를 웃게한다.


파리는 나의 힘.


파리는 남편의 힘이기도 해서,

한국에서 끊임없이 그를 괴롭히던 불면증과 두통이

싹 사라졌다고 한다.

심지어 늘 어느 정도는 가라앉아있던 기분도

어느 프렌치 비스트로의 어뮤즈 부쉬로 한방에 해결되었다.


아이들은 끊임없이 달리고, 떠들고, 웃고, 싸우고, 울기를 반복한다.

나는 아이들이 파리에서 그런다는게 참 감개무량이다.


할 말을 잃게 만드는 파리의 매력.


지금 나는 파리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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