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이야기 책

거기 빵집이 유명하다더라.

250913/14:18

by 북칠

그래? 내일 가 볼까?

좋아. 적어도 30분 전에 가서 기다려 돼.

몇 시에 연댔지?

오후 1시. 우린 12시에 만나면 되겠다.

응. 내일 봐.

오, 바로 앞에 주차할 수 있다! 아싸.

야, 벌써 기다리는 사람이 있는데?

에! 벌써 있다! 지나가면서 볼 땐 매번 문이 닫혀있어서 몰랐는데, 계속 영업을 하는 곳이었구나.

그러니까. 맛있대잖아.

15분쯤 시간이 흐르자 투박한 유리문이 살짝 열렸다. 하얀 모자에 하얀 마스크, 하얀 조리복을 입은 아저씨가 호리호리한 몸을 반만 드러내곤 들어오라고 손짓했다. 내 앞사람은 익숙한 듯 쓱 들어가 카운터 앞에 섰다. 들어서자마자 풍겨오는 고소한 빵 냄새 때문인지, 보이는 건물 외관에 비해 내부는 좀 더 따뜻하게 느껴졌다. 빵 위로 몽실몽실 더운 연기가 피어나는 것 같기도 하다. 빵을 어떻게 골라 담아야 할지 몰라 어설프게 좁은 매장을 둘러보고 있으니 앞사람이 우리에게 언질을 줬다.

내 뒤로 줄을 서요.

네?

빵은 사장님이 가져다줘요.

앞사람 뒤로 나란히 줄을 서니 뒷사람들도 따라서 줄을 섰다. 가만히 들리는 소리를 들어보니 이렇게 이어지는 가게 안의 작은 규칙이 체계적이다. 대부분의 규칙들은 사장을 통하지 않고 앞 뒤 사람들에 의해 퍼져나갔다.

대여섯 가지 빵들 중에 무얼 살까 눈으로 열심히 진열대를 훑는다. 앞사람은 무얼 사나 구경한다.

사장님, 깜빠뉴와 브로트는 뭐가 달라요?

어느새 카운터 앞에 선 H가 물어본다. 뒷사람들 모두 일행에게 나누던 감상을 멈추고 사장님의 대답에 귀 기울인다.

감자 2개, 바질 2개, 무화과 3개, 호두 3개, 브로트 작은 걸로 3개요.

H손에 갈색 종이백이 3개나 들려있다. 틈새로 빵을 감싼 투명 봉지가 뾰족 올라와 있다. 맛있어 보이는 걸 하나씩 주문하니, 사장님이 커다란 트레이에 담아 온다. 빵이 가득 담긴 종이백 두 개를 들고 차에 타니, 모락모락 올라온 빵 냄새가 차 안을 금세 메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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