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에 대한 철학적 고민은 뭔가요.
최근에 환승연애 4가 나왔어요. 다들 재미있게 보고 계신가요?저는 꽤 재미있게 보고 있어요. 온갖 인간 군상이 한 화면에 다 나오고, 관찰자 시점에서 복잡한 감정을 들여다보는 맛이 있더라고요. 그 사람의 과거는 어땠을지, 앞으로는 어떻게 될지 짐작해 보는 것도 요즘 제 소소한 낙이에요.
그런데 연애 프로그램을 보면서 새삼 깨닫게 되는 건 만남이 있으면 언젠가는 헤어짐도 있다는 당연한 진리예요. 관계로써의 이별이 아니더라도, 우리는 마음을 정리하고 감정적으로 서로를 놓아주는 순간을 수없이 겪죠. 결혼을 해도 결국 언젠가는 서로를 떠나보낼 준비를 해야 하고요. 좋은 방향이든, 나쁜 방향이든.
그런 생각을 하던 요즘, 자연스럽게 시선이 가는 인물이 있었어요. 요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는 민경의 X 유식.
사람들은 유식을 두고 “회피형”이라고들 하죠. 저도 동의해요. 스트레스받거나 기분 나쁘면 그냥 잠을 잔다고 했던 장면, 가끔 제 모습을 닮아서 더 눈길이 갔어요. 그 상황과 감정을 당장 마주하기 버거우니까 도망치는 거예요.
민경과의 관계에서도 그 회피가 가장 강렬하게 드러났어요. 계속 민경으로 하여금 마음 정리를 유도하고, 스스로도 이별을 재촉하는 듯한 태도. 많은 분들이 그렇게 느끼셨을 거예요.
그러면 질문 하나 던져볼게요. 유식이 진짜 진짜 좋아하는 사람을 만나면, 그때는 회피하지 않고 끝까지 붙잡을 수 있을까요?
저는 솔직히… 어렵다고 봐요.
회피는 그 사람이 오랫동안 쌓아온 생존 방식이고, 자기 자신을 비추는 가장 솔직한 거울이에요.
우리는 이별이 상대 때문에 일어났다고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어요. 내 잘못이든 상대 잘못이든, 어쨌든 “저 사람 때문이야”라고. 그게 마음 편하니까요. 내 탓을 인정하는 것보다 남 탓이 덜 아프고 덜 힘들죠.
하지만 사실은 아니에요. 이별은 결코 상대의 문제로 끝나는 일이 아니에요. 겪은 사람은 둘인데, 어떻게 한 사람 탓으로만 끝나겠어요. 이별 뒤에는 상대를 향했던 질문들이 고스란히 나를 향해 돌아오죠.
그 질문들을 외면하면, 우리는 또 똑같은 사람을 만나고 같은 결말을 마주할 수밖에 없어요.
민경은 유식을 떠나보낸 것이 아니에요. 유식이 보지 못했던 질문을 던진 거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