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름다운 호수와 Rigi
이번 여행의 마지막 도시,
루체른으로 이동하는 날.
그린델발트 숙소 체크아웃은 오전 중,
루체른 숙소 체크인 가능 시간은
오후 4시.
숙소 들어가기 전까지 시간이 남네?
그러니까 유람선 타고
잠깐만 호수 구경하자!
(열심히 아들에게 사전 작업)
유람선은 슈피츠 역에서 타지만,
환승 없이 루체른까지 이동하는
열차를 탈 수 있는 곳은
Interlaken Ost여서
배낭과 캐리어를 이곳 락커에 보관하고
슈피츠 역으로 이동했다.
역에서 내려 10~15분 정도 걸으면
도착하는 유람선 선착장.
날씨가 정말 좋았다.
스위스는 날씨에 따라
풍경 차이가 엄청 나는 곳!
유람선에 계속 타고 있으면
아이가 지루할 것 같아,
호숫가 마을 Merligen에서 내려
마을 구경.
호숫가 벤치에 앉아 아름다운 풍경과
그걸 보는 우리가 함께 있음에
감사하며 신나게 사진 찍기!
아들 표정이 많이 편해졌다.
이제 좀 여행을 즐기네 싶은데,
집으로 돌아갈 날이 다가오네.
유람선을 타고 다시 Speiz로 돌아와
찾아간 곳. 여기 정말 좋았다.
꼭 다시 가고 싶은 곳.
선착장에서 멀지 않은 곳인데(도보 이동 가능)
간단한 샌드위치, 샐러드, 음료 등을 먹을 수 있다.
맛도 좋았지만 풍경이 정말...
슈피츠 성도 간단히 구경하고
드디어 이번 여행의 마지막 도시,
루체른 도착!
여행에 필요한 건 비용과 시간이 전부인 줄 알았는데,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여행 중에야 깨달았다.
여행 중반부터 귀국날까지
오른쪽 무릎 통증 때문에
고생을 많이 했다.
그린델발트에서 갔던 피르스트와 비교하면
동산 수준이라, 수월하게 다녀올 수 있다고
스위스 가이드북, 챗지피티,
여행 중인 다른 분들 모두 이야기했다.
그 말만 믿고, 가벼운 마음으로
숙소 근처에서 빵과 따뜻한 음료 먹고
하이킹 출발!
이때만 해도 우리는 몰랐다.
18,000보 넘게
걷게 될 거란 사실을...
루체른 역 바로 근처 선착장에서
유람선을 타고
리기산 정상까지 올라가는
산악열차를 탈 수 있는
비츠나우 선착장으로 이동한다.
리기쿨룸 산악열차.
옆에 놀라운 풍경이 펼쳐지고 있는데,
여전히 잠이 덜 깬 아들.
(이 날도 9시 유람선을 타야 해서
일찍부터 움직여야 했다)
스위스 트래블 패스가 있으면,
다른 곳은 모르겠으나
리기만큼은 하이킹 과정에서 이용하는
다양한 교통수단들이
(유람선, 산악열차, 케이블카)
모두 무료다.
다리가 불편한 사람,
아이/부모님과 함께하는 가족 여행객들에게
정말 좋은 곳.
리기 정상에서.
온 들판에 야생화가 가득 피었다.
어라 내리막길이네.
다시 무릎이 아프기 시작.
정상에서 산악열차를 타고
올라온 방법 그대로 편하게
내려올 수 있었지만
(아들은 계속 그냥 열차 타고 내려가자고 했다)
올라온 그대로 내려가면 재미없잖아?
아들이랑 꼭 가보고 싶은 포인트가 있었는데,
거길 가려면 역시나 50분 정도
걸어 내려가는 하이킹을 해야 했다.
(여기서 50분은 스위스 사람들 기준!
보폭도 짧고, 엄살도 심한 우리들에겐
한참 더 필요했다)
무사히 내려와 루체른으로 돌아가는
유람선 타기 전 아이스크림 한 컵!
(이게 9프랑; 당시 환율 기준 15,000원!....)
욕심 많은 엄마 덕에
숙소 밖으로 나온 날은
최소 10,000보
많은 날은 15,000보 이상
걸어야 했던 아들.
한국에선 이렇게 걸어본 적이
전혀 없는 아이다.
여행 중에 쌓은 걸음 수만큼,
너의 시야와 마음과 생각이
조금이나마
넓어지고 깊어졌기를.
<엄마가 시켜서 쓴 아들의 여행 일기-마지막>
오늘은 그린델발트에서 루체른 숙소로 옮겨가는 날이었다. 그린델발트 숙소는 좁긴 했지만 경치가 참 좋았는데 아쉬웠다. 중간에 유람선을 탔는데 멀미도 안 하고 좋았다. 유람선 밖에서 바람을 맞으니까 잠이 확 달아났다. 숙소가 있는 곳으로 가는 열차 안에서 중국 사람들이 너무 시끄러워 자리를 옮겨야 했다. 힘들긴 했지만 유람선도 타고 체력도 길러진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이후 일기는 누적된 여독 때문에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