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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른

장미공원, 평생 기억에 남을 생일

by 나로작가

유럽 여행의 마지막 날.

스위스에서 보내는

마지막 날이,

내 생일이었다.


아이는 전날에도 18,000보

넘게 걸었고

그동안 쌓인 피로가 심해

휴식이 필요했다.

다음날 공항으로 이동하고

한국으로 돌아가려면

또 힘든 일정을 소화해야 하니

하루 종일 숙소에서

뒹굴뒹굴 오케이.


하지만 나는

숙소에서 마지막 날을,

그것도 생일을 보내고 싶지 않았다.

정말로.


그동안

아이와 실시간으로 통화, 카톡하며

잠깐씩 각자의 시간을

잘 보냈기에

6월의 꽃 장미를 보러

베른 장미공원으로 향했다.


어라?

캐리어, 배낭 없이

가볍게 열차 타 보는 거

오늘이 처음이네!

신나게 2층에 있는 1등석에 착석.

스위스 열차는 모두 SBB앱으로

스케줄 확인, 예약, 표 구매까지

모두 가능하다.

자유여행하기 정말 좋은 곳.

루체른에서 베른으로

환승 없이 1시간 만에

갈 수 있는 열차를 타고

금방 도착했다.

열차 외부에도 있고

내부 전광판에서도 이렇게

최종 목적지, 다음 역 안내 등을

확인할 수 있다.

베른역 도착!

루체른과 분위기가 또 다르네.

비교하는 재미가 있다.

역에서 장미공원까지,

걸어갈 수 있다.

가깝진 않지만,

시내 구경하며 천천히 걷다 보면

도착할 만한 정도의 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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걷다 발견한 빵 맛집에서

맛있어 보이는 호두파이와

바로 옆 카페에서 커피까지.

오늘은 생일이니까,

무려 8프랑짜리

드립 커피를 마셨다.

맛있었지만,

정말 스위스 물가는....


장미 공원 가는 길에

다리를 하나 건너야 하는데,

걸음을 멈출 수밖에 없었다.

너무 아름다운 풍경!!

다리 난간에 기대어

한참을 바라보다

천천히 장미공원으로 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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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의 꽃 장미!

벌써 활짝 핀 것들도 있고

아직 꽃봉오리가 닫혀 있는

장미들도 꽤 있었다.

6월 내내, 갈수록

예뻐질 것 같았던 장미 공원.

꽃도 예쁘지만

장미공원이 유명한 진짜 이유.

베른 시가지의 멋진 풍경을

한눈에 담을 수 있는 곳이 있다.

한참 바라보며

가슴에 깊이 담았다.

나에게 주는 생일선물로.

신나게 걸었더니

또 슬슬 무릎 통증이 느껴져

돌아올 땐 장미공원 바로 앞에서

버스를 타고

베른역으로 돌아갔다.

(스위스 트래블패스 소지자는 무료!)

버스가 정말 길고,

이렇게 말해도 될지 모르겠는데

아코디언처럼 생겼다.

숙소가 있는 루체른으로 돌아와

아쉬움 가득 안고 사진에 담은

스위스의 아름다운 모습들

이렇게 스위스 여행 일정까지

잘 마무리하고

취리히에서 한국으로

안전하게 돌아왔다.


걱정천재 울트라J엄마와

만사 귀찮은 사춘기 P아들의

우당탕탕 인생 첫 유럽여행.

이만하면 성공적!


모든 게 낯선 곳에서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함께 해 준 아들!

정말 고마워.

엄마한텐

너와의 여행이,

앞으로 살아갈 힘을 얻은

너무나 귀하고 소중한 시간이었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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