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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우벨 소리가 마음을 울리는 그린델발트

-피르스트 블라우제 호수, 패러글라이딩 체험

by 나로작가

우리가 그린델발트에

온전히 머문 기간은 3일.

첫날은 전날 이탈리아에서 이동한

피로를 푸느라 뭘 할 수가 없었고,

날씨도 흐림

비가 조금씩 오다 그치다 반복했다.


둘째 날만 유일하게 맑고 화창한

그림 같은 날씨의

그린델발트를 보았고


셋째 날엔 언제 맑았냐는 듯

종일 흐리고 비도 꽤 많이 왔다.


그래서 다양한 모습의

그린델발트를 보았고,

유일하게 맑았던 둘째 날

피르스트 하이킹 & 융프라우 패러글라이딩을

한큐에 경험하며

하얗게 불태웠던 이야기.


피르스트 오픈런

사람 마음은 다 똑같다.

계속 흐렸던 그린델발트.

유일하게 오늘만 맑음!

이런 날은 오픈런해야 한다.

(기다리는 거 진짜 싫어하는

엄마와 아들)


엄마는 해야 할 일이 많다.

새벽같이 일어나

하이킹 도시락 싸기부터 시작.

전날 저녁에 미리 볶아 놓은

제육볶음으로 덮밥 만들어

도시락에 넣고

쿱에서 미리 사온 조각과일도 챙기기.

(사진처럼 용기 안에 쿠킹 포일을 먼저 깔고

음식을 넣으면 다 먹고 나서 포일은

쓰레기통에 버리고, 도시락 용기는

접히는 실리콘 통이라 부피를 줄일 수 있다.

편하게 잘 쓰고 옴)

도시락, 브리타 텀블러 배낭에 챙겨놓고

아들 깨워 같이 아침 먹기

속이 든든해야 하니 메뉴는

전날 저녁에 만들어 놓은 쌀밥 + 된장국.


아침 먹자마자 숙소에서 바로 출발!

피르스트 곤돌라 매표소 오픈 시간

아침 8시에 맞춰 도착.

우리는 융프라우 VIP 패스를

구입하지 않았기에

당일 매표소에서

Adventure package로 구입했다.

(Activity 하나, 곤돌라는 무제한 탑승-스위스트래블패스로 할인받음)

융프라우 VIP 패스 있는 사람들이 티켓팅 절차 없이 바로 탑승장에 가기 때문에 일부러 서둘렀다.

곤돌라 탑승인원이 최대 4명 정도라,

사람들이 줄 서기 시작하면

대기시간이 무한정 늘어난다.

액티비티 글라이더 체험

피르스트에서 체험할 수 있는 액티비티가

여러 개 있는데

우리가 하고 싶었던 건 딱 하나.

글라이더!

글라이더를 타려면 정상까지

올라가기 전에 슈렉펠트 정거장에서

미리 내려야 한다.

서두른 덕분에 글라이더 오픈런도 성공!

우리가 1등으로 탔다.


독수리 날개 밑에, 정말 하늘을 나는 것처럼 엎드린 자세로 꽤 빠르게 뒤로 올라갔다 앞으로 순식간에 내려온다. 안 무섭고, 재밌었음.

클리프 워크 인증샷

글라이더를 타고나서

곤돌라에 다시 탑승, 피르스트 정상 도착.

날씨가 너무 좋아, 클리프 워크로 향했다.

다들 대기시간이 너무 길어

패스했다는 후기를 많이 봤기에

줄이 너무 길면 그냥 돌아 나오자

이야기하며 아들과 출발.

안 무서운가? 성큼성큼 잘 걸어간다. 많이 컸네.

오! 이 정도면 기다려볼만하겠는데?

웨이팅 시작.

앞 팀이 4명이면

마음의 준비를 단단히 해야 한다.

한 명씩 독사진 다~~찍고

단체샷도 여러 장~~~~

어쨌든 결국 성공!

클리프 워크 인증샷 우리도 찍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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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르스트 정상 레스토랑에

셀프서비스로 간단한 스낵을 주문,

먹을 수 있는 야외 테이블이 있었다.

경이로운 풍경을 보며 감자튀김과 콜라!

이때까지만 해도 컨디션 괜찮았는데...>.<


바흐알프제호수 하이킹

정상에서 날씨가 정말 좋았고,

호수까지는 편도 50분.

하이킹 난이도는 대부분 평지 위주의

쉬운 수준이라고 챗지피티와 사람들이 말했다.

그래서 할 수 있을 줄 알았다.

그런데 편도 50분.. 이거

하이킹이 일상인 사람들

기준인 게 틀림없다.

걷는 거 좋아하지 않는 아들과

오른쪽 무릎이 욱신거렸던 나에겐

쉽지 않았다.

길도 발바닥 아픈 자갈길에,

호수에 가까워질수록 흐려지고

찬바람 불기 시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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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이 추워서 쿠킹 포일에 단단히 싸갔는데도

밥이 다 식었다.

그래도 맛있게 먹어준 아들 고마워!

호수를 바라보는 서로의 뒷모습까지

카메라에 담고

왔던 길을 다시 돌아갔다.

(이게 어떻게 50분이야 말도 안 돼 아들이랑 같이 투덜대면서)


패러글라이딩 with 융프라우 패러글라이딩 팀

그린델발트 여행의 하이라이트였던

피르스트 패러글라이딩!

하루 종일 이 험난한 일정을

아들이 군말 없이 소화한 이유.

(숙소에 돌아가 확인해 보니 이날 걸음 수 19,000보)


아이가 스위스에서 해보고 싶다고 한

유일한 체험이었다.

비쌌지만, 날씨만 허락한다면

꼭 해주고 싶었다.

패러글라이딩이 날씨 영향을

정말 많이 받는 체험이라

(비 와도 캔슬, 바람이 너무 심해도 캔슬..)

날씨 때문에 취소될까 끝까지 걱정을 했다.

생각보다 많이 높고,

생각보다 무서운데

이걸 하겠다고?

내심 걱정하는 마음이 있었는데

(역시 걱정 천재인 엄마)


그동안 여행하면서 봤던 얼굴 중에

제일 신나는 표정을 보여준 순간.


너, 엄마 생각보다

더 많이 자랐구나.

이렇게 용감하게

즐길 수 있을 정도로.


이날 날씨도 정말 좋았지만,

무릎이 아픈 나를 배려해 준

멋진 Tandem paragliding pilot

Johaness. Thank you again!


※패러글라이딩 체험 팁

-6월초 기준, 춥다. 바람막이 NO.

꼭 경량 패딩 입고 하시길.

하늘 높이 올라가면 더 춥다.

-체험 30분 전쯤 멀미약 한 알 먹기.

20분 정도 패러글라이딩 체험을 하는데,

높이 올라가면 바람도 세게 불고

많이 흔들리기 때문에 생각보다 어지럽다.


그린델발트 마지막 날

핑슈텍, 우중 플라이 라인

잠깐 해가 보이나 싶더니,

마지막 날인데

하루 종일 흐리고

비도 많이 왔다.

아쉬운 마음에 가까운 핑슈텍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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곤돌라 타고 올라가,

비가 와서 1회권만 끊어 플라이 라인 체험.

(집라인으로 생각하면 된다. 숲 속 따라 쭉~ 내려갔다 위로 다시 올려준다)

카우벨 소리


그린델발트는 기대 이상으로

아름다운 곳이었다.

마을 안을 걷다 보면 어디서든 항상 들리던

카우벨 소리.

아직도 그 울림이 가슴에 남아있다.


다음은 이번 유럽 여행의 마지막 도시.

스위스 루체른으로!


<엄마가 시켜서 쓴 아들의 여행 일기>

-그린델발트 피르스트에 갔다. 가서 바흐알프제 호수에 갔다. 힘들게 갔는데 날씨가 그다지 좋지 않았다. 거기서 도시락을 먹으며 쉬었다. 그전에 먹었던 감자튀김이 따뜻해서 더 먹기 편했다. 호수에서 돌아와 패러글라이딩을 타러 갔다. 인생 첫 패러글라이딩이라 긴장됐다. 출발하려는데 자꾸 넘어져서 힘들었다. 하늘에 올라가 사진도 찍고 너무 재미있었다.

-오늘은 비가 오는데도 집라인을 타러 핑슈텍에 갔다. 구불구불한 길을 따라 타는 거였는데 산 안에 길이 있어서 비가 자꾸 떨어졌다. 비를 많이 맞아서 그렇지 재미있었다. 방에 돌아가는 길에 바닐라 아이스크림을 먹었다. 맛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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