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종일 이동해야 하는 날이라
전날부터
아이가 마음의 준비를 하도록
사전 멘트를 열심히 날렸다.
베네치아에서 밀라노까지
Italo 타고 2시간 반 이동.
밀라노에서
스위스 슈피츠까지
환승 없이
한 번에 갈 수 있는 기차는
Eurocity 열차뿐인데
문제는 이 열차가
배차 간격이 꽤 길었다.
밀라노 도착 시간 오전 10시 30분경,
슈피츠행 유로시티 열차가
밀라노에서 출발하는 시간은
오후 3시 10분.
앞 뒤 여유시간을 두고 생각해도
4시간 정도 붕 뜬다.
결국 욕심 많은 엄마는
고민하다
밀라노 두오모 예약 감행.
이탈로 타고 도착한 밀라노 중앙역에서
밀라노 두오모까지 지하철로 4 정거장,
10분 정도 걸린다.
충분히 다녀올 수 있을 것 같았다.
두오모의 웅장함과 위압감이 사진에 안 담긴다.
이건 앞에 서서 직접 봐야 해.
그동안 거쳐온 다른 지역의 두오모들에서 느꼈던
부드러운 곡선과는
완전히 대비되는 스타일.
더 뾰족하게,
더 높이 지으면
신과 닿을 수 있을 거라 생각했던 걸까.
밀라노 두오모 내부 스테인드 글라스.
보자마자 입이 떡 벌어졌다.
이탈리아에선 가장 크고,
유럽에서도 유명한 작품.
당시 글을 모르는 중세 사람들에게
성경 이야기를 보여 주는
'빛의 성경' 역할을 했다고 한다.
찬찬히 좀 더 보고 싶었는데...
다음에 또 오자.
나는 엄마 마음을 하나도 이해해주지 않는
아들이 야속
아들은 관심도 없고 너무 힘든데
왜 이런 곳에 데리고 온 건지,
엄마가 야속
한국에서 예약할 땐 몰랐다.
아이 나이를 입력하니
Family seat로 좌석 지정이 되었는데,
좌석 4개가 가운데 테이블 하나 두고
마주 보는 형태의 자리.
그런데, 우리 둘을 나란히 앉게
지정해 준 게 아니라
마주 보게;;;;
그래서 양 옆에 다른 사람들과
앉아 이동해야 했다.
옆에 앉은 일행에 외국인 대가족이
같이 앉았는데,
아기가 계속 울고
아기보다 좀 더 커 보이는
아기 언니도 자꾸 울고
부모한테 큰 소리로 짜증 내고..
쉽지 않았다.
스위스 첫 번째 숙소는
그린델발트에 있었기 때문에
좀 더 이동해야 했다.
(끝날 때까지 끝난 게 아니었던)
Spiez에서 Interlaken Ost,
Interlaken Ost에서 그린델발트 가는 열차로
한번 더 환승.
열차만 네 번 갈아타야 했던 하루.
진짜 고생했어 아들!
인터라켄 오스트로 이동할 때 탔던 열차.
아이와 여행할 땐, 그냥 고민하지 말고
스위스 트래블패스 1등석 구입하시길.
확실히 좌석 간격이 넓고,
빈자리가 많아 캐리어를 옆에 두고
다닐 수 있을 때가 많았다.
(6월 초 기준)
아침 7시 30분 베네치아에서 출발,
스위스 그린델발트 도착한 시간
저녁 8시.
둘 다 완전히 지쳐 뻗었다.
엄마 따라 하루 종일
낯선 풍경 속에서 쉬지 않고
이동해야 했던 아들,
아들 챙기랴 짐 챙기랴 길 찾으랴
정신없었던 나
모두 고생한 하루.
사진으로만 보던
그림 같은 풍경을
직접 마주하니,
그저 놀랍기만 했던 스위스 여행기는
다음 글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