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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의 도시 베네치아, 사랑할 수밖에 없는 도시

-해산물 러버 나로작가에겐 천국!

by 나로작가
베네치아의 노을

Day 1

처음으로 Italo 타고

도시 이동 하던 날.

로마에서 피렌체로 이동할 땐

투어 상품을 이용했기에

짐 걱정, 동선 걱정 할 필요 없었는데

드디어 42리터 배낭과

20인치 캐리어, 13살 아들 챙기며

기차 타기 미션에 처음 도전!

피렌체 산타 마리아 노벨라 역 내부 전광판.

출발 시간 10분 전까지(!!)

우리가 타는 열차 번호가 안 떠서,

불안에 떨었다.

(뭐지? delay인가? 예약을 잘못했나? 이러면서...)

10분 정도 연착이었고, 전광판에 뜨자마자

서둘러 승강장으로 갔는데

사람이 너무 많아!!!

결국 찜해뒀던 캐리어 보관자리 선점 실패.

다행히 우리는 큰 캐리어가 없어서

배낭은 자리 위 선반에 올리고

(누가? 내가. 배꼽에 힘 빡 줘야 한다.

잘못하면 허리 나간다.)

캐리어는 바닥에 눕혀 그 위에

발 올려두고 다녔다.

Buongiorno Venezia!

영상으로, 책으로만 보던

베네치아에 왔다니.

벌써 에어비앤비 체크인도 세 번째.

로마, 피렌체에서 한 번씩 해봤으니

수월하겠지? 기대했으나

아니었다. >.<


도시마다, 숙소마다

에어비앤비에 체크인하는

절차가 다 다르다.

특히 베네치아는 워낙 관광객이 많은

도시라 그런지, 체크인 전 해야 할 게 많았다.

온라인으로 게스트 카드 제출,

숙박세 지불.(로마/피렌체는 이런 거 없었음)

베네치아는 숙박세/관광세

둘 중에 하나는 꼭 내야 한다.

우리는 베네치아에 숙소를 예약했기에

숙박세만 냈고 관광세는 면제.

그런데 이것도 숙박세 냈으니 끝!~ 아니고,

관광세 면제 큐알코드를 다운받아

폰에 저장해 가지고 다녀야 한다.

언제든 보여줄 수 있게.

그 유명한 곤돌라! 너무 비싸서 구경만 >.<

Day 2

-부라노/무라노 투어

이탈리아에서 이용한

마이리얼트립 마지막 투어 상품.

미팅 시간 오전 8시 20분!

부지런히 움직여

부라노에 오픈런으로 도착한다.

(전날 저녁에 일찍 쉬어야 함)

본섬에서 부라노까지 편도 50분.

시간이 꽤 걸린다.

부라노에 도착하자마자

사진 촬영 시작!

가이드님만 알고 있는

예쁜 포토 스팟에 데리고 다니며

사진 찍어주고,

중간에 한 번씩 동네 구경할

자유 시간도 준다.

덕분에 헤매지 않고

알차게 구경 잘했다.

투어 마지막은 유리 공방 견학.

저 기다란 봉도 무거워 보이고,

유리 자체의 무게도 있을 것이고

도구들도 하나같이 모두 묵직해 보이는데

자유자재로 다룰 수 있기까지

유리 덩어리를 아름다운 형태로

다듬을 수 있는 실력을 쌓기까지.

얼마나 오랜 시간이 필요했을까.

그냥, 그런 순간들이 있다.

반짝반짝 빛나는 모습 뒤에

무수한 땀과 눈물이 있었음을

혼자 지레짐작해보고, 찡해지는 순간.


투어 종료 후 숙소에 돌아오니,

오후 3시가 훌쩍 넘었다.

피렌체에서 이 머나먼 이탈리아 땅에도

한식당이 있다는 걸 발견한 아들!

줄기차게 코리안 메뉴를 외치기 시작.

(사실 이제 외지 음식이 질릴 때가 되긴 했다.

여행 오고 열흘이 넘었으니)

어떻게 해야 하나 고민하는 내게

쿨한 아들이 해답 제공.

"엄마는 나가서 먹고 싶은 거 먹고 와.

그리고 돌아오는 길에 숙소 앞 한식당에서

삼겹살 사다 줘요."

아니 그런 방법이!

그래. 그러면 되겠구나.

꼭 삼시 세끼를,

매번 같이 먹어야 하는 건 아니잖아.

해산물을 좋아하는 나에겐 정말 행복했던 도시.


이 날, 무리를 좀 했다.

저녁 9시

산 비달 성당에서 비발디의 '사계' 공연이 있는 날이라

힘들어도 꼭 보고 싶었다.

(물론 아들은 강력히 거부.

"엄마! 걱정 말고 잘 다녀와!")

90분 공연이었는데,

솔직히 끝까지 다 볼 자신은 없었다.

(그 정도로 피곤했음)

그래서 일부러 뒤쪽,

통로자리에 앉았다.

너무 힘들면 중간에 나올 수 있게.

실제로 45분? 절반 정도만 보고 나왔다.

그럼에도 전혀 후회하지 않았던 공연.

정말 신기했다.

마이크도 없고,

음향 장치 하나도 없이 연주를 하는데

쳄발로, 바이올린, 비올라, 첼로의

소리 하나하나

모두 생생하게, 선명하게 들린다.

이 공연 보러 꼭 다시 가야지, 베네치아.

(공연 장소인 성당에서 가까운 곳에 숙소가 있거나

수상 버스 정류장 바로 근처에 숙소가 있어

어두운 골목길을 다닐 걱정이 없는 경우에만

추천한다.

이 날이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늦은 밤에 혼자

돌아다닌 날이었는데, 솔직히 좀 겁이 났다.

베네치아는 외진 골목길이 정말 많아서..)

처음으로 마주한 베네치아의 야경. 이탈리아는 저녁 8시에도 대낮 같았던...

Day 3

산 마르코 광장 & 골목 산책

피렌체에선 계단을 올라야 했지만

산 마르코 광장 종탑은 엘리베이터 있음!

편안하게 올라가 베네치아 풍경을

듬뿍 마음에 담아본다.

실제로는 안전을 위해 이렇게 철망이 있음

Day 4

리도섬 물놀이


역사와 예술의 나라 이탈리아에서,

그 많은 유적지와

박물관, 미술관 모두 패스하고

물놀이 장소 검색한 사람?

나로작가. >.<

(웃는 게 웃는 게 아니었던...)


처음부터

아이와 꼭 가야지 했던 곳은

바티칸 박물관,

보르게세 미술관,

피사

딱 세 곳.


그래도 교황님이 계시는 나라이니

천주교 신자는 아니지만

피렌체 두오모와

밀라노 두오모가 전부였다.


그래서 베네치아에서 스위스로

이동하기 전에

하루는 꼭 쉬어가는 날.

아이가 좋아하는

수영 일정을 넣자 생각하고

다녀온 리도섬 물놀이.

유료로 파라솔, 선베드 등을 대여하고

깔끔한 탈의실/샤워실/화장실을

사용할 수 있는 곳은

블루문 한 곳 밖에 없다.

와, 바다야 바다! 외치며

아들과 신나게 들어갔는데...

음. 생각했던 거랑 다르네.

생각보다 물도 차갑고

생각보다 해변 상태가

물놀이하기 좋지 않았다.

결국 예약한 파라솔 위치 변경.


예약할 땐 몰랐다.

미리 대여한 곳은 지도에서 A구역,

COMFORT AREA 제일 앞 줄이었는데

여길 예약한 사람들은 해변에만 있어야 하고

F, 야외 수영장 구역에 출입 자체가 안 된다.

화장실, 샤워실, 탈의실도

해변 이용자 / 야외 풀장 이용자 구역이

구분되어 있다.(오가며 사용할 수 없음)


나처럼 아이와 함께 한다면

그냥 야외 수영장, F구역으로

예약하시길.

잠깐 해변에 나가서 산책하고

다시 들어오는 건 가능하다.

그런데 주의!

초등 고학년 이상에만 추천.

수영장 물이 미온수가 아니라,

완전 냉수. 엄청 차가웠다.

(6월 초, 이미 베네치아 날씨는

긴 팔 옷을 입을 수 없을 정도로 더웠던 상황)


Ciao, Venezia!

이탈리아에서의 마지막 식사.

한식 러버 아들에겐

먹고 싶은 메뉴를 포장해서

차려주고

숙소 밖으로 나왔다.


우연히 만난

나의 이탈리아 인생 레스토랑

세 곳 중 마지막!

정말 친절하고, 정말 맛있었던 곳. 메뉴를 다 먹을 때마다 식기를 모두 바꿔주는 곳은 이 곳이 유일했다.


5월의 이탈리아는

정말 아름다웠다.

우리가 숙소 밖에 있을 때

비가 온 날은

여행기간 14일 중

2일밖에 없었다.

(그것도 저녁에 잠깐씩만)


언제 또 5월의 이탈리아에 올 수 있을까?...


날씨가 좋아서 감사했고

아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여행 일정을 보내 감사하고..


감사하는 마음으로

이탈리아 일정을 잘 마치고

스위스로 이동!


<엄마가 시켜서 쓴 아들의 여행 일기>

1. 엄마랑 같이 사진을 찍으려고 산 마르코 종탑 꼭대기에 올라갔다. 저번에 올라갈 때는 계단만 있어서 힘들었는데 오늘은 엘리베이터로 올라가서 하나도 안 힘들었다. 종탑에서 사진을 찍고 방에 돌아가기 전 피자집에 가서 피자를 먹었다. 맛있었다. 돌아가는 길에 유리구슬 팔찌랑 친구들한테 선물할 키링도 잔뜩 샀다. 방에 가는 데 오래 걸리긴 했지만 즐거웠다!

2. 오늘은 비싼 수상 택시를 타고 바다에 갔다. 수영장은 수심이 1.5m, 가끔 물을 먹었지만 너무 즐거웠다. 바다는 조개하고 모래, 그리고 바닷물이 차가워서 놀 수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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