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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르샤 Mar 03. 2020

오늘 무슨 날이니! 생일? 크리스마스?

잠시만요, 엄마 인생 새로 고침 좀 하겠습니다.

  


  살다 보니 이런 날도 있구나? 내 안의 내가 나에게 말한다.  "너 오늘 생일이니?" "너 생일에도 이런 선물 안 하잖아. 이런 적이 없었는데..." "오늘 좀 이상한데, 그런데 나 너무 좋아. 오늘 정말 고마워~"

 처음 선물은 물!

너 오늘 아침에 일어 나서 미지근한 물을 한잔 마셨지. 나 매번 목말라 있었는데, 물을 마셔주니까 참 좋더라. 그것도 하루 동안에 무려 1리터라니? 너 원래 하루에 한잔도 안 마시잖아. 학원 강사 하면서 중간에 화장실 가는 것이 불편해서  물을 안 먹잖아. 그렇게 물을 안 마시니 내 몸은 바짝바짝 말라갔었어. 고마워. 오늘 아침 물 한잔으로 목이 촉촉해졌어.

 두 번째 선물은 스트레칭?

그리고 또 아침에 웬 요가를? 몸을 깨우는 스트레칭을 10분씩이나 선물을 하다니. 아침에 몸을 깨워주는 활동을 하니  갑자기 일어나서 온 몸을 빨리 움직여 줘야 할 때와는 차원이 달랐어. 각목 같은 몸인데 안 쓰던 근육을 쭈욱 늘여주니  찌뿌둥하던 몸이 시원해졌어. ㅎㅎㅎ 천천히 몸을 워밍업 하면서 하루를 시작하니  나 대접받는 것 같았다.

 세 번째 선물은 친구 + 산책

 친구 지녀랑 남산 산책을 다녀왔잖아. 며칠 전 도롱뇽 알을 봤던 자리에서 지녀가 일요일에  도롱뇽 부부를 만났다는 거야.  역시 숲 체험 선생님답게 딱 그 장소에서 터 잡고 앉아서 기다렸지. 도롱뇽 한 마리가 알이 잘 있는지 보려고 슉~나와서 우리에게 인사를 했어. ㅎㅎ 이구아나 정도의 크기를 생각했던 나는 자그마한 도롱뇽이 너무 귀여워서 어쩔 줄을 몰랐네. 우와!! 남산에 도룡 알들이 어마어마하게 산란을 기다리고 있단다.  바쁘게 생활하면서 훅하고 봄이 왔다가 지나가는 게 다반사였는데, 지금은 코로나로  남산을 매일 다니다 보니 봄을 두 손 모아 기다리고 있네. (개나리, 도롱뇽 부화, 산수유등 등)

친구랑 산책하는 여유로움이 너무 좋았어. 코로나도 잊게 하는 시간이었단다. 평온하고 따스한 시간 가져줘서 고마워.

 네 번째 선물은 건강한 식사! + 꿀잠

저녁밥은 봄동 된장국과 파래무침, 상추와 참치 쌈밥을 먹었지. 얼마 전 <<아무튼, 사는 동안 안 아프게>>를 읽으면서 제철 음식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생겼단다. 나는 평소에 한 그릇 음식으로 요리를 준비하니까 덮밥, 볶음밥이 많았단다. 음식에 기름이 많았던 거지. 아니면 고기류^^  그런데 이렇게 된장국, 상추, 파래 이런 음식을 먹고 나니 속이 더부룩하지 않고 편안했지. 산에 갔다 온 후에 요리한다고 오래 서 있었더니 (김 무침도 만들었네) 너무 피곤한 거야. 좋은 음식을 먹고 식탁 정리 후에  잠시 꿀잠도 자고 일어났단다.

 다섯 번째 선물은 유자차와 건강음료
비타민 c가 가득한 따뜻한 유자차 한잔을 마셨지. 아참 낮에 지녀가 약국에서 건강음료도 사줘서 마셨었네. ㅋ 홍삼, 쌍화차 같은 것은 입에도 안 대었었는데, 요즘은 몸에 좋다는 음료는 없어서 못 마시는 정도네. 역시 나이가 드니 입맛이 바뀐다. 몸에 좋다는 걸 내가 스스로 마시는 걸 보니^^

 여섯 번째 선물은 좌욕과 족욕
세상에.. 이렇게나 나를 대접해 주었는데 아직도 끝이 아니라니.. 저녁에는 둘째와 '저녁 10분 요가'를 유튜브에서 따라 했어. 샤워 후 족욕과 좌욕!!!ㅎㅎㅎ 족욕은 족저근막염에 좋다고 하네, 좌욕은 항문이 조금 불편한 관계로^^  하나도 하기가 쉽지 않은데 두 가지를 한꺼번에 하다니. (족욕과 좌욕을 함께 하는 모습을 상상한다면 좀 부끄러워지네.) 마치고 드라이기로 발가락 사이사이를 말려주었어. 뽀송뽀송하게~~~~ 기분이 얼마나 상쾌하던지. 좋다. 좋아! 엄지 엄지 척!

 일곱 번째 선물은 얼굴 팩
얼굴에 스킨 착착 바르더니 얼굴 팩까지 하나 딱 붙여주잖아. 오늘 혹시 로또 된 거니? 팩 하고 지금 글을 쓰고 있단다.


 정말 신기하지. 이렇게 나에게 기분 좋은 일들을 한꺼번에 해 줄 수 있는 거야? 선물 세트가 하늘에서 우두두 떨어지듯이 주어진 날이란다. 생일날 나에게 이러한 선물세트도 꽤 괜찮은 듯.

머리 질끈 묶고 내가 해야 하는 일에 열. 심. 히 뛰어다닐 땐 몰랐던 기분이야.


  이 글을 쓰는 이유는 행복했음을 알리고 싶고 또 해주세요~~ 하는 의미란다. 너랑 만난 44년 중 오늘이 네가 나에게 건네는 제일 따스한 손길이었어. 고마워^^  요렇게 자주 만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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