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나르샤 Feb 20. 2021

작은 루틴

엄마의 인생 새로고침 프로젝트

  



  새벽 6시에 눈을 뜨고 기도와 운동, 독서로 활기차게 하루를 시작합니다. 영양가 있는 아침 식사를 준비합니다.


 직장에서 망설임이나 멈춤 없이 프로페셔널하게 일을 척척 해결합니다. 평소 딸에게 아이 컨텍을 하며 그녀의 마음을 공감합니다.


 일과를 마친 저녁, 가족과 그날의 일을 대화합니다. 깔끔하게 정리 정돈된 집에서 휴식을 취합니다.  



 누구의 이야기일까요? 저는 아닙니다.

제 머릿속에 있는 엄마의 이상향입니다. `나는 지금 미래에 어떤 일을 할 수 있을까` `상황이 지금 보다 나아지려면 어떻게 무엇을 바꿔야 할까?` 하고 고민하다 밤늦게까지 유튜브 동영상을 봅니다.


 늦게 잠들었으니 아침 기상은 아이들과 비슷한 시각에 일어납니다. 이제부터 밥을 준비해야 합니다. 배가 고프니 예민합니다. 뭘 먹지? 하루에 세 번씩 꼭 묻는 질문입니다. 아침을 겨우 차려낸 후, 설거지를 할 때면 “이걸 몇 번째 하는 거지?”하는 생각이 들면서 마음이 좋지 않습니다.


 어제저녁을 먹고 설거지한 그릇을 정리하는 일은 생산적이지 않다고 여깁니다. 반복적인 살림이 무의미하게 느껴집니다. 매일 먹고, 씻는 일들은 내 감정의 지뢰밭이었습니다. 기분이 가라앉고, 쓰러지고, 무거움이 겹겹이 쌓입니다.     


 이불을 정리해 말아? 밥은 또 뭘 먹어야 해? 설거지를 지금 할까 나중에 할까? 아주 기본적인 일상이 고민과 갈등으로 이어집니다.


 그렇게 하루의 시작부터 갈등합니다. 그로 인해 몸의 에너지가 빠져나갑니다. 먹고, 씻는 행동을 할 때 이유를 묻지 않고 그냥 하면 됩니다. 설거지, 그릇 정리는 5분이면 끝나는 것인데 귀찮으니 나중으로 미루게 됩니다. 하기 싫은 일이 쌓여서 저에게 해달라고 단체로 요청하고 있습니다.    




 `내 인생에 다시없을 1년 살기`모임에서는 분기마다 특강을 듣습니다. 그 기회로 <미라클 라이팅> 강현순 저자를 만났습니다.


 강의 내용 중 `나를 인정하고 사랑하게 되면서 진짜 자신의 삶을 찾게 되었다`라고 말했습니다. 그리고 `습관이 정말 중요한데, 실행하지 못하는 큰 목표들을 계속 세우십니까? 그 결과 자신에게 지속적으로 좌절과 실망감을 계신가요? 반대로 생각합시다.


 너무 쉽다고 생각할 정도의 최소 습관을 목표로 정하고, 쉽게 실행합니다. 그러면 자신에게 긍정적인 메시지를 선물하게 됩니다. 최소 습관으로 시작해보세요`라고 말했습니다. 작가님은 명상 1분, 요가 1분, 푸시업 3개, 상상화 1분, 감사일기 3개를 실천한다고 했습니다. 총 5분이면 저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목표가 너무 높아서 좌절감에 빠지는 것은 저의 이야기였습니다. 작은 습관을 연결하여 `일단 하자!`로 마음을 먹었습니다. 할까? 말까? 하는 갈등 시간을 줄이니 금방 끝낼 수 있는 일이었네요.


 이부자리 정리는 3분, 물 마시기 1분, 그릇 정리 2분, 작은 일을 붙여서 매일 반복합니다. 일상에서 아주 작은 성공 에피소드를 카카오톡 나와의 채팅 방에 남겼습니다.


0월 0일

1. 일어 나 바로 이부자리 정리함.   2. 물 한 컵 마셨음.        


0월 0일

1. 밥 먹고 설거지 바로 함. 연속으로 싱크대 깨끗하게 정리하기.  

2. 아침에 날씨 확인 후, 세탁기 돌림.    


0월 0일.

1. 미역국과 쏘야 반찬으로 가족의 아침을 준비했음.

2. 거실과 방에 청소기로 청소함, 청소기의 쓰레기통을 씻어서 말림

3. 아침 식사한 것 바로 설거지함    




 이렇게 작은 일을 적는다고 뭐가 달라지나요? 싶으시죠. 아침 눈을 뜨고 이불을 정리(3분) 한 다음 깨끗하게 정리된 거실을 봅니다. 바로 부엌으로 가서 어제저녁 설거지했던 그릇을 정리합니다.(2분) 깨끗한 공간을 보니 기분이 좋습니다. 이젠 일상에서 지뢰밭을 만나지 않습니다. 반복된 일상생활은 과거에 힘겹던 지뢰밭이었지만, 지금은 툭 찰 수 있는 돌멩이 정도가 되었습니다.     


 

 작은 습관 성공 일지를 쓰면서 좋은 점이 있습니다. 이 이야기의 결말을 잘 마무리 짓고 싶습니다. 버스를 탔습니다. 핸드폰을 하다가 목적지를 지나쳤습니다.


 예전 같으면 왜 그랬냐고 나에게 한숨을 쉬었을 텐데, 지나온 길을 씩씩하게 걸어 목적지에 도착했습니다. 돌아서 가긴 했으나 과정을 끝까지 수행하여 결과를 만만 들어냅니다. 저는 여전히 덜렁거리며 실수를 여전히 합니다. 달라진 것은 문제가 생긴 후의 마음가짐입니다. 문제를 해결하는 것에 집중합니다. 잘 해결하고 싶어 집니다. 제가 이 글의 여주인공이잖아요.     



 <아주 작은 습관의 힘>
책에는 작은 습관 하나하나는 각각의 결과를 얻게 해 줄 뿐 아니라
더 중요한 것을 가르쳐 준다. 바로 스스로를 신뢰하게 만들어준다.
우리는 이제 이런 일들을 실제로 해낼 수 있다는 걸 믿게 된다.
투표지가 점점 쌓이고 증거가 모이기 시작하면
스스로에게 하는 이야기 역시 변화하기 시작한다.    


 
  이불과 그릇 정리 후 다음 루틴을 추가했습니다. 물 한잔, 성경 말씀과 기도, 확언하기, 독서 10분, 팔 굽혀 펴기 20개, 감사일기 5개입니다.


 상상 속에만 있었던 멋진 엄마의 모습이 지금 현실에서 이루어집니다. 제가 만든 습관이 저를 만듭니다. 저에게 잘하고 있다며 쓰담 쓰담합니다.


 좋은 습관으로 시작하는 오늘 하루는 제게는 기분 좋은 선물이 되었습니다.                

매거진의 이전글 엄마의 도전, 운동부터!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