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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르샤 Oct 27. 2024

90세 노모가 제일 처음 보내고 싶은 문자! 아들~

내리 사랑

연희노인여가복지시설에서

어르신들에게 스마트폰을 가르쳐 드리고 있다.



홈플러스보다 연령대가 많이 높다.


제일 젊으신 분이 70대이다.



오늘 폴더 스마트폰을 가진


할머니를 1:1로 수업을 했다.



할머니는 처음 본 나에게


아무것도 몰라요. 답답하실거예요.


선생님이 힘드실까봐~라고 말씀 하셨다.



나는 웃으며^^ 선생님께서 제가 일 할 수 있게 와주셔서 감사해요~라고 말했다.



어떤게 제일 불편하시냐?고 물었더니.


지금까지 전화 걸기만 사용하셨다고 한다. 문자를 보내고 싶은데, 자판을 칠 줄 몰라요.



천지인을 보며


가 = ㄱ+ ㅣ + ㆍ


이렇게 알려드렸다.



여러번 연습 후 가나다라마바사...를 쓸 줄 아시게 되었다.

터치를 했으나 자판이 안눌러지는 경우, 왼쪽 키를 눌렀으나 오른쪽 키가 눌러지는 경우, 한번 눌렀으나 두번 키가 눌러지는 경우, 화면에 있는 글을 보는 동안 손가락이 화면을 스치면서 다른 키가 눌러지는 경우



ㄱ과ㅋ 키패드를 누르는데,


ㅋ을 선택하려 하셨다.


두번 누른다고는 하지만


왠지 ㅋ위에서 2번을 눌러야한다 생각해서인지


네모 박스의 오른 쪽 끝을 누르셨다.


손가락이 기울어져서 힘이 들어가니


옆에 있던 ㄴ이 선택된다.



금방 까먹을 것이지만


그래도 배우는게 좋다고 하셨다.



날 보고 환하게 웃으신다.


나도 환하게 웃음이 나온다.



2시간 가득!


울 엄마와 비슷한 연배이신줄 알았다.


배우고자 하는 마음이 정말 크셨다.

가갸거겨고..를 연습하시고


할수 있겠다고 생각이 들었을 때


써보고 싶은 단어가 '아들'이셨다.


어르신들에게 폰을 가르쳐 드리는데,


자녀들의 이야기를 제일 많이 듣는다.



전호번호 키패든에 번호를 누르거나 전화번호 부를 못 보셔서, 주변의 버튼이 무엇을 뜻하는지 알고 싶다고 하셨다.



전화 통화 내역을 보고


선생님 이 전화는 직접 걸었다는 이야기이구요. 이 표시는 전화를 받으셨다는 표시에요.



수신전화를 찾기 어려워 화면을 여러번 내려야했다. 적적함이 느껴지고 친정 아버지가 생각났다.



수업을 마치고 연세를 여쭈었다.


33년생이라고 하셨다.


음. 나와 44살 차이난다.



내가 46살이니 44를 더하면


받아올림을 해야한다.


헉!


내가 선생님께 무슨 짓을 한거야.



90세 어르신께


쉬는 시간도 거의 없이


죄송합니다. 많이 배우고 가서 기분이 좋다고 하셨다. 이렇게 정정할 줄이야




내가 생각하던 노인의 모습만 있는게 아니었다. 우린 왜 고령화에 대해 나라가 경제력이 없어지는 것에 포커스가 맞춰져있을까?



어른들을 뵈며


노인에 대한 다른 면들도 보게 된다.


어르신들을 뵈며


나도 닮고 싶은 분들이 많아진다.


할머니는 다음 주 화요일에 배우러 오실거란다. 집에 가서 연습할거라고 하셨다.


왠지 어르신을 보니


내가 힘을 내야할것 같다.


90세까지 생각해본 적 없는데,


나도 그 나이 까지 배우는 할머니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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