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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0조개 세포가 토해낸 나의 저작권 시

by 새벽바다

누가 먼저 노래를 불렀는지
하늘도 기억하지 못할 거야.


처음 시를 쓴 건 새였고,
처음 그림을 그린 건 파도였다.


눈물은 등록할 수 있는가

그림자에도 권리가 붙는가


그건 내 것이었고,

이제는 네 것이고,

앞으로는 모두의 것이 되는걸까?


얼굴도 지문도 남기지 않는 도둑은

0과 1로 구성된
작고 네모난 우주의 뒷편,
아주 미세한 번갯길 속을 헤치고 다닌다.


타닥- 타닥-

클릭-클릭- 하며,

기억을 복제하고
눈물의 주석을 지운다.


비록

공장에서 찍어낸 7만 개의 팬티중 하나를 입고 살아도,

하나의 우주 70조 개 세포에 쌓여온 생의 데이터들이

비로소 토해낸 하나의 단어,

하나의 세계,

이것은 공장표가 아니다.


있잖아,

나는 저작권자의
권좌를 탐닉하는게 아니야


그저

70조 개 세포가 토해낸 이 시를 쓸 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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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요일 연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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