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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성이 아빠 Sep 14. 2020

알레르기 미스터리

휴직 137일째, 민성이 D+386

모처럼 나들이에도 영 기운이 없는 우리 아들. 이때만 해도 졸려서 그런 줄 알았지만…. / 2020.09.13. 군산 새만금 방조제


발단은 어제(13일) 점심이었다. 주말을 맞아 아내는 오랜만에 민성이 유아식을 만들어주고 싶었던 것 같다. 그녀는 양파와 당근을 넣은 야채볶음밥과 스크램블 에그를 만들어 아이에게 주었다.


밥을 먹은 직후, 민성이 얼굴이 조금씩 붉어지기 시작했다. 눈썹과 입 주변을 시작으로 얼굴 곳곳에 빨간 반점이 퍼졌다. 3주 전, 키위(로 추정되는) 알레르기 증상과 비슷했다(알레르기 소동).


하지만 아내와 나는 민성이가 또 음식 알레르기에 걸린 건지 확신하지 못했다. 아이는 양파와 당근은 거의 매일 먹는다. 그렇다면 달걀인데, 지난주 민성이는 어린이집에서 달걀채소죽을 먹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민성이 때 달걀을 먹으면 알레르기 반응을 보이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그날 어린이집 선생님은 아이에게 달걀채소죽을 줘도 괜찮겠느냐고 물어봤다. 그래서 그날 일을 똑똑히 기억하고 있다.


나는 아내와 상의를 했고, 우리는 음식도 먹어봐야 아이가 알레르기가 있는지 알 수 있을 테니 그러자고 했다. 그리고 그날, 민성이에겐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다. 아내도 그래서 어제 아이에게 계란을 준 것이다.


우리는 긴가민가한 상태로 민성이를 데리고 외출을 했다. 우리는 오랜만에 군산에 오신 장모님과 함께 새만금 방조제로 외출 겸 외식을 할 예정이었다.


30분가량을 달려 방조제에 다다랐을 때, 민성이 상태가 점점 안 좋아졌다. 아이는 가려운 지 몸을 계속 긁어댔고, 붉은 반점은 아이 얼굴에서 몸 전체로 퍼졌다. 우리는 차를 돌렸다.


다행히 일요일에도 문을 연 소아과가 한 곳 있었다. 아내는 병원에 가는 내내 본인이 대역죄인이라며 안절부절못했다. 의사 선생님은 알레르기 약을 처방해주었고, 약을 먹으면 곧 괜찮아질 거라고 했다.


하지만 아직도 이해가 가지 않는 게, 왜 어린이집에서 먹은 달걀죽은 괜찮았는데, 아내가 준 스크램블 에그엔 알레르기 반응이 생겼을까. 혹은 달걀이 아닌 다른 음식이 문제였던 걸까. 여전히 미스터리다.


병원에서 나오자마자 약을 먹이니, 신기하게도 붉은 반점들이 가라앉았다. 자기 전에는 몸이 거의 정상으로 돌아왔다. 돌잡이에게 주는 음식이 얼마나 중요한지 다시금 깨달았다. 일반식으로 가는 길은 결코 쉽지 않았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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