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159일째, 민성이 D+408
닷새의 연휴가 끝나고, 오랜만에 민성이를 데리고 어린이집에 갔다. 아이가 밖에서도 조금씩 걷기 시작하면서 요즘은 어린이집에 갈 때 유모차를 잘 쓰지 않는다. 어차피 아파트 단지 내 어린이집, 바로 코 앞이다.
내 품에 안겨있던 민성이를 선생님 품에 넘겨주고, 여느 때처럼 집에 가려는데 아이가 울음을 터트렸다. 원래 민성이는 등원할 때 울지 않았다(아빠와 잘 떨어지는 아이). 내 기억으로 아이는 지난달 중순까지도 그랬다.
그는 등원할 때마다 서운하리만큼 잘 돌아섰다. 어린이집 선생님을 볼 때마다 방긋방긋 웃었고, 내가 손인사를 해도 보는 둥 마는 둥 했다. 아이와 헤어지고, 집으로 돌아오는 발걸음은 그래서 늘 가벼웠다.
어린이집 문 앞에서 대성통곡을 하는 아이들을 볼 때면, 괜스레 어깨에 힘이 들어가기도 했다. 눈물 한 방울 흘리지 않고 당당히 어린이집에 들어가는 민성이가 대견하고 기특했다. 그랬던 아이가 달라졌다.
감정이 교차했다. 아빠가 아빠라는 걸 알기 시작한 것 같아 뿌듯하면서도, 아이가 울고 불며 등원을 하니 안쓰럽기도 했다. 돌아오는 길, 아내에게 얘기하니 그녀는 '민성이가 이제 더 많은 감정을 느끼나 봐'라고 답을 보냈다.
6시간 뒤, 민성이를 데리러 갔다. 다행히 아이는 잘 놀았단다. 선생님은 민성이가 아빠와 헤어짐도 알고 옹알이도 늘었다면서 연휴에 부쩍 자란 것 같다고 했다. 물론, 떼쓰는 것도 확실히 늘었고.
지금 생각해보면, 두 달 전 민성이가 처음 어린이집에 갈 때 울지 않았던 건 그가 너무 어려서 그랬던 것 같기도 하다. 18개월쯤 아이 분리불안이 정점을 찍는다던데, 앞으로 더 심해질지도 모르겠다.
어린이집 선생님은 민성이가 예전 민성이가 아니라고 했다. 오늘의 아이는 어제와 다르다. 어른들과 달리 아이들은 금세 변한다. 그래서 무섭다. 아이는 지금 내 손을 잡고 있다. 어디로 향할 것인가. 어깨가 무겁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