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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성이 아빠 Nov 10. 2020

싫다, 찬 바람

휴직 194일째, 민성이 D+443

'아빠, 뭐 먹고 있어요? 제가 다~ 보고 있습니다.' / 2020.10.31. 군산 조촌동


민성이가 3주째 콧물을 못 떼고 있다. 아이가 처음 콧물을 흘리기 시작했을 땐, 곧바로 병원에 가서 며칠 약을 지어먹었더니 금세 좋아졌다(코 찔찔이 부자). 하지만 잠깐이었다. 아이는 다시 콧물을 흘리기 시작했다.


일주일 뒤에 아이는 콧물을 더 많이 흘렸고, 기침까지 했다. 병원에선 코의 염증이 목과 기관지까지 확장된 것 같다며 항생제를 처방해주었다.


항생제를 먹이니 기침은 멎었지만, 콧물은 잡히지 않았다. 다른 증상 없이 콧물만 나오는데 계속 항생제를 먹이는 게 맞는지 확신이 서지 않아 일주일 정도는 병원에 가지 않고, 약도 먹이지 않았다.


그리고 지난주 금요일, 아이는 다시 기침을 하기 시작했다. 민성이는 항상 코가 꽉 막혀 있었고, 놀 때나 잘 때나 색색거리며 입으로 숨을 쉬었다. 다음날 우리는 또다시 소아과에 가서 항생제를 처방받았다.


민성이 상태가 오르락내리락하자, 비난의 화살은 내게 쏟아졌다. 아이의 주양육자가 비난을 받는 건 지극히 온당한 일이었다. 특히 엄마, 그러니까 민성이 할머니에게 혼쭐이 났다.


엄마는 민성이가 콧물이 나기 시작했을 때부터 아이 찬바람을 쏘이지 말라고 했다. 하지만 난 고집을 부렸다. 두꺼운 잠바에 모자에 목도리까지 하고 집 앞 놀이터에 겨우 1시간 나갔다 오는 건데, 문제 될까 싶었다.


더욱이 어린이집 끝나고 나서 목욕할 때까지, 세 시간 내내 집에만 있으면 민성이가 매우 답답해하는 데다, 그런 아이를 진정시키려면 나 역시 아주 많이 고단하다. 사실 생각해보면, 후자의 이유가 더 컸던 것 같다.


이번 주부턴 엄마 말을 듣기로 했다. 어제(9일) 어린이집에 오갈 때도 꽁꽁 싸맨 유모차에 아이를 태운채 돌아다녔고, 하원하고 나서는 집 앞 키즈카페에서 민성이와 놀고 왔다. 


사실 정확히 무엇이 문제였는지는 모른다. 하루 1시간 외출 때문에 아이 상태가 악화됐을까? 아이가 벌거벗은 것도 아닌데. 하지만 조심해서 나쁠 건 없다. 놀이터야 아이가 나은 다음에 실컷 가도 되는 거니까.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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