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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성이 아빠 Nov 25. 2020

또다시 코로나

휴직 209일째, 민성이 D+458

15개월 민성이의 아기 체험. '흠. 아기들은 이렇게 노는군.' / 2020.11.24. 집 앞 키즈카페


결국, 가족 여행 계획을 취소했다. 이번 주말, 우리는 민성이와 부모님, 내 동생까지 모두 여섯이 인근 리조트에 놀러 갈 예정이었다. 곧 있을 아버지 생일과 내 생일을 겸한 나들이였다.


하지만 또 코로나가 발목을 잡았다. "갑자기 코로나가 심해져서 리조트 못 가게 되는 건 아니겠지?" 지난주, 아내가 이렇게 말할 때까지만 해도 나는 "설마"하며 웃었다. 며칠 뒤, 우리는 더 이상 웃을 수 없었다.


석 달 전과 비슷하다. 그때도 급격히 재확산한 코로나 때문에, 우리는 오랜 기간 공들였던 아이 돌잔치를 취소해야 했다(코로나×돌잔치). 우리가 웃었던 이유도 그 때문이다. '설마, 또?'


며칠 째 신규 확진자가 300명대라고 한다. 그마저도 조만간 넘어설 거라 하고,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도 전국적으로 격상했다. 이런 상황에 리조트 여행은 언감생심이다. 민성이를 생각하면 더욱 그렇다.


직장 생활을 하는 아내가 더 걱정이 많았다. 조심한다고는 해도, 사람을 만날 수밖에 없는 게 그녀 일이다. 그제는 갑자기 목이 따끔한 것 같다며, 민성이를 안을 때 마스크를 써야겠다고도 했다. 물론 그녀는 멀쩡하다.


8월에 그 난리를 한 번 겪어서 그런 지, 비교적 난 덤덤했다. 매일 나의 외출 이래 봐야 집에서 5분 거리 민성이 어린이집을 다녀오는 것, 아이와 키즈 카페를 오가는 것 정도다. 사람을 만나려야 만날 수가 없다. 


8월 소동 이후 난 아파트 헬스장에도 가지 않고, 운동도 집에서 한다. 지난달엔가 문을 다시 연다기에 다시 나가볼까 고민했었는데, 이 난리통을 보니 집에 있길 잘했단 생각이 든다. 이러나저러나 나는 '방콕'인 것이다.

 

키즈 카페에도 확실히 사람이 줄었다. 지난주보단 월요일에, 월요일보단 어제(24일)가 더 한산했다. 어제는 그 넓은 키카에 우리 부자, 그리고 엄마 둘과 아이 둘 뿐이었다.


또다시 거리가 얼어붙었다. 우리 가족이 리조트에 못 가게 된 건 일도 아니다. 또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가슴앓이를 해야 하나. 겨울의 초입이 심상치 않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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