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269일째, 민성이 D+518
예전에 한 네티즌 분이 내가 브런치에 올린 민성이 사진을 보고 댓글을 달아준 적이 있다. 아이의 앉은 자세에 대한 우려, 그리고 따뜻한 조언이었다. 계속 뒤적여봤지만 어떤 사진이었는지는 끝내 찾지 못했다.
민성이가 앉아있는 사진이었는데, 아이는 한쪽 발은 안으로, 다른 한쪽 발은 밖으로 구부리고 있었다. 한쪽은 소위 '아빠 다리'를 하고, 다른 한쪽은 'M'자로 앉아있는 것이다.
댓글의 요지는 사진 속 민성이 앉아있는 자세가 그분 조카(였나?)와 비슷한데, 시간이 오래 지나니 조카 골반이 틀어져 아이가 대여섯 살이 될 때까지 자세 교정을 하느라 고생을 많이 했다는 거였다.
매일 아이와 마주 앉아 놀면서도 그 자세가 문제가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못했다. 아니, 정확히는 자세가 좋다 안 좋다에 대한 인지 자체가 없었다. 그래서 그날 댓글을 보고 많이 놀랐다. 아, 그럴 수도 있겠구나.
그날 이후 민성이를 유심히 지켜봤다. 아이가 정말 그렇게 앉아 놀 때가 많았다. 책을 읽을 때도, 그가 좋아하는 통 속에 양말 집어넣기 놀이를 할 때도, 열에 아홉은 한쪽 다리를 밖으로 구부리고 앉았다. 걱정되기 시작했다.
아내에게도 이야기를 했고, 그녀는 아이가 그렇게 앉을 때마다 말했다. "민성아, '합죽이 발' 해야지!"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에게 "합죽이가 됩시다. 합!"이라고 하듯이. 아이는 그럼 신기하게도 양다리를 오므렸다.
민성이가 한쪽 다리를 빼면, 아내와 나는 '합죽이 발'이라고 타이르고, 아이는 다리를 오므린다. 이걸 하루에도 수십 번씩 반복한다. 아이가 말을 잘 들어 다행이긴 한데, 금방 바로 잡히진 않는다. 자세가 꽤 굳어졌나 보다.
아이는 신경 써야 할 게 정말 많다. 행동이든 자세든 정상궤도에서 벗어날 때가 잦지만, 대신 아이의 유연함은 모든 걸 받아들인다. 그러니 초기에 이상 징후를 발견하는 게 중요하다. 그때 그 네티즌 분에게 진심으로 고맙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