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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민성이 아빠 Feb 14. 2021

어바웃 타임아웃(1)

휴직 290일째, 민성이 D+539

'아버지, 저는 아직 나갈 준비가 안됐습니다. 조금 이따가 다시 오세요.' / 2021.2.13. 우리 집


민성이는 파르르 떨었다. 얼굴은 눈물 콧물 범벅이 됐다. 엄마를 향해 팔을 뻗은 채 울고 또 울었다. 들리는 건 아이 울음소리뿐, 집 안 공기는 무겁고 싸늘했다.


어제(13일), 17개월 민성이의 첫 타임아웃(Timeout) 풍경이다. 민성이는 그날 아침에 이어 점심을 먹을 때도 국에 손을 넣고 참방거렸다. 밥을 집어 바닥에 내던졌다(맘마 전쟁 비긴즈). 


아내가 몇 차례 주의를 줬지만 아이는 멈추지 않았다. 단호한 말투, 단호한 표정 모두 통하지 않았다. 아내는 민성이가 앉아있는 의자를 거실 한쪽으로 끌고 갔다. 아이는 빈 벽을 마주 보고 앉았다.


"밥 먹을 때 그러면 안돼." 아내는 민성이를 차분히 타이른 뒤 안방으로 들어갔다. 나도, 처제도 아이를 달래주거나 웃지 않았다. 그리고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는, 기술한 대로다. 


훈육을 할지 말지는 고민거리가 아니었다. 하나뿐인 아이, 가급적 그가 원하는 걸 들어주고 응원해주겠지만, 자신이든 타인이든 해가 될 수 있는 행동은 일찌감치 고쳐주겠다고 생각해왔다.


문제는 시점이었다. 언제부터가 적당한가. 육아서에선 대체로 너무 어릴 때의 훈육은 지양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어렸을 땐 훈육보다 애착 형성이 우선이고, 아이 발달상 훈육 효과를 보기도 어렵다는 거다. 


특히 타임아웃은 훈육 중에서도 아주 강도 높은 조치다. 그럼 구체적으로, 너무 어리지 않은 때는 언제인가. 전문가들 의견은 조금씩 다르다. 당장 우리 집에 있는 육아서만 둘러봐도 누구는 8개월, 누구는 4살이라 한다.


육아를 하다 보면 늘 겪는 고민이다. 책도 찾아보고, 인터넷도 뒤져보지만 정보의 양은 방대하고 심지어 엇갈릴 때도 많다. 선택은 결국 비전문가인 나의 몫이고, 이후엔 늘 찝찝함이 따른다. 이게 맞는 걸까?


아내와 방에 들어와 있는데 마음이 편치 않다. 그렇다고 손으로 국을 휘젓고 밥을 던지게 놔둬도 되는 걸까? 혹시 나중에 바로잡아주면 되는데, 나 편하자고 서두르는 걸까? 그렇게 1시간 같은 1분이 끝나가고 있었다(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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