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482일째, 민성이 D+731
며칠 전 복직하는 꿈을 꿨다. 난 꿈을 잘 꾸지 않고, 꾸더라도 금방 잊는 편인데 그날 꿈은 꽤 생생하게 기억이 난다. 꿈속에서 난 책상에 엎드려 자다 막 눈을 떴는데, 국회 기자실이었다.
바로 내가 휴직 직전 마지막으로 근무했던 곳이다. 여전히 그곳은 옆 사람 팔이 닿을 정도로 좁았다. 그곳엔 내가 근무할 때 있었던 사람도, 새로 전입해온 사람도 있었다.
자다 깬 나는 이게 뭔가 싶어 주변을 두리번거리고 있었는데, 동료 한 명이 내게 휴직 생활이 어땠느냐고 물었다. 내가 뭐라고 답했는지는 기억이 나질 않지만, 확실한 건 난 웃고 있었다.
다시 현실로 돌아와 어제 저녁(24일), 오늘의 육아일기는 무슨 주제로 쓸까, 그래 얼마 전 꿈 이야기를 써야겠다고, 설거지를 하며 생각했다.
내가 주방을 정리하는 동안 아내는 민성이 재울 준비를 마쳤다. 그녀는 아이와 자러 가기 전에 본인도 씻고 나오겠다며 안방으로 들어갔다.
민성이는 역시나 대성통곡했다. 엄마가 멀리간 것도 아니고 그저 안방 문 너머에 있을 뿐인데, 그리고 아빠도 옆에 있는데, 아이는 좀처럼 울음을 그치지 못했다.
꿈에 (그렇게 진저리를 쳤던) 기자실이 등장하는 걸 보니 복직할 때가 되긴 됐나 보다. 그렇게 되기까지, 휴직을 1년 4개월이나 썼지만 민성이는 여전히 엄마를 찾으며 운다.
아이를 안아 토닥이며 엄마는 금방 나올 거라고 해도 나는 쳐다보지도 않고, 눈물을 뚝뚝 흘리며 열리지 않는 안방 문만 하염없이 바라보는 민성이를 보는데 가슴 깊숙한 곳에서 서운함이 밀려온다.
장자가 그러했듯이, 사실 나도 휴직을 하다 복직하는 꿈을 꾼 게 아니고, 회사를 다니다 잠시 휴직하는 꿈을 꾼 게 아닐까. 나의 휴직기간도 그저 호접몽, 나비의 꿈같은 건 아니었을까. 내가 복직해도 민성이는 별로 날 찾지 않을 거란 생각에, 괜히 울적해지는 날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