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68일째, 민성이 D+317
7월도 벌써 한 주가 지났다. 민성이는 이달 들어, 그의 의식주 가운데 먹고 자는 일에 (나름) 큰 변화가 생겼다. 하나는 우리 부부가 변화를 줬고, 다른 하나는 아이 스스로 변화를 가져왔다.
우리가 바꾼 건 이유식이다. 우리는 민성이에게 시판 이유식을 먹이는데, 이달부터 중기(죽)에서 후기(진밥)로 넘어왔다. 죽과 진밥 사이, 무른 밥은 지난달에도 먹였는데, 진밥은 어제(6일)가 처음이었다.
진밥은 확실히 퍽퍽해 보였다. 이유식 포장을 뜯는데, 딱 봐도 민성이가 삼키기 어려울 것 같았다. 진밥이니, 죽이나 무른 밥보단 그럴 수밖에 없겠지만, 과연 아이가 먹을 수 있을까 싶었다.
지금까지, 민성이는 분유건 이유식이건 주면 주는 대로 잘 먹었다. 새 이유식도, 아이는 거부감 없이 잘 받아들였다. 하지만 확실히 속도가 더뎠고, 중간중간 헛구역질을 했다. 먹는 민성이도, 먹이는 아빠도 고통이었다.
민성이는 어금니 없이, 위아래 앞니 8개만으로 쌀알을 씹기 어려웠을 것이다. 그런 아이에게 연거푸 밥을 떠주며, 나는 아이를 학대하는 느낌을 받았다. 나도 어금니가 없다면, 민성이랑 비슷하게 먹었을 거다.
새 이유식, 진밥을 먹이는 게 우리가 준 변화라면, 낮잠은 아이 스스로 가져온 변화다. 육아 선배님들로부터 무시무시한 얘기를 들은 적이 있다. 아이의 낮잠이 세 번에서 두 번으로, 그리고 결국은 한 번으로 준다는 거다.
민성이는 아침 6시 전에 일어나, 오전에만 두 번 낮잠을 잔다. 그런데 지난 주말부터 첫 낮잠시간인 오전 8시대에 민성이가 30분을 못 넘기고 일어나기 시작했다. 심지어 어제는 10분 만에 일어났다. 충격과 공포였다.
애 보는 사람한테 아이 낮잠시간이 얼마나 중요한 지는 설명하지 않겠다. 하루 두 번도 가혹한데, 그중에 반이 사라지다니. 며칠 더 지켜봐야겠지만, 아무래도 그 날이 다가오고 있는 것 같다.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아이가 커갈수록, 점점 나를 닮아간다. 나와 비슷한 밥을 먹고, 비슷하게 잠자기 시작했다. 민성이는 곧 젖병도, 쪽쪽이도 쓰지 않고 밥도 수저로 떠먹을 것이다. 어쩌면, 민성이가 더 아기같은 지금이 그리워질지도 모르겠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