휴직 98일째, 민성이 D+347
요즘 민성이를 보면서 제일 힘든 건, 변이다. 아이가 1일 5똥을 한 지 일주일은 된 것 같다. 일단 아침에 자고 일어나면 기저귀가 한 짐이다. 예전에 민성이는 자는 도중엔 변을 보지 않았다.
하루에 변을 자주 누는 것도, 자는 동안 쥐도 새도 모르게(?) 변을 누는 것도 전에는 없던 일이다. 처음 며칠은 오늘은 장 운동이 활발하신가 보다, 하면서 대수롭지 않게 여겼는데 계속 이러니 조금 걱정이 든다.
그나마 다행인 건 변은 정상으로 보인다는 점이다. 한 달전쯤에도 민성이가 하루에 변을 다섯 번 눈 적이 있는데, 그때는 변이 묽어 한동안 마음을 졸여야 했다(민성이는 왜 울었을까). 하지만 지금은 그렇지 않다.
내가 아이를 보면서 하는 일이란 게 결국 먹이고, 재우고, 기저귀를 갈아주는 건데, 요즘은 유독 한 가지 일에 더 많은 에너지를 쓰게 된다. 민성이 엉덩이만 하루에 몇 번을 보는지 모르겠다.
그래서 민성이가 가장 예뻐 보일 때가, 기저귀를 들춰봤을 때 그곳에서 아무 일도 일어나지 않았을 때다. 기저귀를 열어볼 때, 어떨 땐 복권을 긁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안 쌌으면 당첨이다.
아이가 응가를 했을 때 처리하는 작업은 꽤 힘이 든다. 우선 아이의 팔과 다리를 꽉 잡고, 물티슈로 급한 불을 끈 다음, 화장실에 가서 씻기고, 마른 수건으로 닦는다. 그리고 도망가는 아이를 데려와 기저귀를 다시 입힌다.
이게 한 사이클이다. 물론 저건 반드시 필요한, 최소한의 작업만 나열한 것이고, 여기에 아이 엉덩이에 로션이나 크림 바르기, 기저귀 벗은 상태로 말리기 등이 추가될 수 있다. 그러면 사이클은 더 길어진다.
이 세트를 하루에 다섯 번 하는 나도 고되지만, 사실은 민성이가 더 고역일 것이다. 내가 제때 봐준다고는 하지만, 안 그래도 약한 아이 엉덩이는 처리가 조금만 늦어져도 순식간에 물러진다. 민성이 엉덩이는 며칠째 발갛다.
잦은 변이 최근에 바꾼 아이 유산균 때문인가 싶어 이번 주부터 유산균은 안 먹이고 있다. 민성이는 하루 한 번, 주로 첫 분유를 먹을 때 생유산균을 한 포씩 섞어 마시곤 했다. 그의 장은 충분히 활발한 듯하다.
변 상태에 문제는 없어 보이지만, 계속 이 상태가 지속되면 병원에 데려가 보려고 한다. 습한 여름, 민성이 엉덩이는 요즘 바람 잘 날이 없다. 뽀송뽀송했던, 집 나간 아이 엉덩이는 언제 다시 돌아오려나.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