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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나루 Dec 25. 2021

Z 축의 발명

나루시선, 51

Z축의 발명

                                        서나루




사랑을 발굴할수록 죽음이 두려워진다

기쁨이 자꾸 닳고

그건 존재하는 것이었고

알고 보니 닳는 것이었고

거리낄 것 없던 생이 꼬이기 시작하는 것이다

기다리고

상상하면서

눈앞자꾸 주름진 얼굴이 번득인다

삶은 한 순간이라는 저주와

그대여- 영원한 현재를 살라는 구원들

고장 난 형광등처럼 파드득거린다

구석에 찧여 빠득이던 곤충의 날개같다

두려움이 불안이 되지 않고

어떻게든 불안을 고정하기 위해

포르말린 같은 저주를 붓지도 않고

나는 어떻게 산소로부터 사랑을 지키나

떠다 놓은 커피가

벌써 시큼하고

모든 산화의 단서를 볼 때마다

헛된 영원과

그만큼이나 헛된 저주를 곁눈질하며

모든 게 아직은 많이 남았기로 한다

그게 오늘은 아니라기로 한다

영원은 언젠가는 끝나고

언젠가는 끝나는 영원에서 살고

사랑은 인간에게 시간을 부여하는 것이었다.









Photo by eberhard on Unsplash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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