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 여기 1

흘러가는 일

by 강물처럼


오늘 마주친 성경 구절 - 2024. 0203. 토.

로마서 10장 9- 13


그대가 예수님은 주님이시라고 입으로 고백하고 하느님께서 예수님을 죽은 이들 가운데에서 일으키셨다고 마음으로 믿으면 구원을 얻습니다. 곧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습니다.

성경도 "그를 믿는 이는 누구나 부끄러운 일을 당하지 않으리라." 하고 말합니다. 유다인과 그리스인 사이에 차별이 없습니다. 같은 주님께서 모든 사람의 주님으로서, 당신을 받들어 부르는 모든 이에게 풍성한 은혜를 베푸십니다. 과연 "주님의 이름을 받들어 부르는 이는 모두 구원을 받을 것입니다."


- 내가 글을 쓰는 컴퓨터에는 5,999. 눈으로 보고도 잘 믿어지지 않는 숫자입니다. 2018년 3월에 쓰기 시작한 글이 여기 다 있습니다. 지금 이 순간 로마서를 적습니다. 무엇이든 길 위에 있습니다. 길 위에서 태어나고 길에서 사라집니다. 우리가 매일 걷는 그 길은 오고 가는 사람들로 붐빕니다. 서로 마주 오는 사람들을 쳐다보고 간혹 어깨도 스칩니다. 그러나 삶이라는 길은 물과 같습니다. 물은 흐르기만 합니다. 돌아오는 일이 없습니다. 나는 그것을 실제라고 봅니다. 바다에서 수증기가 되어 하늘로 올라 구름이 되고 비가 되어 내리는 일을 마음으로 받아들입니다. 그래서 흐르기를 바랍니다. 하나를 얹고 다시 하나를 얹는 그 연습이 편안합니다. 아직 얼마나 돌이 더 남았는지 모르겠지만 내가 쌓는 것들은 물처럼 흘러갔으면 좋겠습니다. 물에 뜨는 돌을 상상합니다. 마음으로 믿으면 의로움을 얻는다는 말씀을 돌에 담습니다. 어떤 날은 돌 하나가 나보다 더 의롭게 보입니다. 그런 날은 무엇을 해도 마음이 물이 되지 않습니다. 출렁이지 않는 물은 아무것도 담지 못합니다.


현실은 실제의 반영 같습니다. 마치 거울 속에 비치는 모습을 자신이라고 믿는 것처럼 현실은 우리에게 손짓합니다. 우리를 따라서 웃고 찡그립니다. 이쪽, 저쪽을 보여주며 실제를 부추깁니다. 그래서 모두 현실을 어려워합니다. 거울 밖에 있는 실제는 그 현실을 바라보며 무슨 말을 할까 망설입니다. 그 둘 사이에 있는 간극을 길에서 살핍니다. 너무 떨어지지 않게 너무 가깝지 않게, 하나이면서 둘이고 둘이면서 하나인 듯 정성껏 바느질을 합니다. 출렁이면서 출렁이면서 한 땀 한 땀 정성스레 기우다 보면 또 무엇이 됩니다. 어제의 내가 오늘의 내가 됩니다. 밥이 되어 줍니다. 그렇게 나는 나를 먹고 살아갑니다.


우리는 가고, 오며 서로가 현실에서 마주치고 있지만 실제의 길은 오로지 가고 있습니다. 사람도 가고 길도 가고 있습니다. 모두 흘러갑니다. 우리는 옆에서 나란히 가고 있는 동시대 사람들입니다. 나를 위하고 그 사람들을 위해 뱃노래라도 하나 부르고 싶은 날이 있을 것입니다. 그때 마음으로 믿어 의로움을 얻고 입으로 고백하여 구원을 얻고 싶습니다.



아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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