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법 첫째 / 고정희

시의,

by 강물처럼

사랑법 첫째 / 고정희


그대 향한 내 기대 높으면 높을수록

그 기대보다 더 큰 돌덩이 매달아 놓습니다.

부질없는 내 기대 높이가 그대보다 높아서는

아니 되겠기에 기대 높이가 자라는 쪽으로

커다란 돌덩이를 매달아 놓았습니다.

그대를 기대와 바꾸지 않기 위해서

기대 따라 행여 그대 잃지 않기 위하여

내 외롬 짓무른 밤일 수록 제 설음 넘치는 밤일 수록

크고 무거운 돌덩이 가슴 한 복판에 매달아 놓습니다.



누구이던가.

이렇듯 매달아 놓을 줄 알았던 그는.

날아가는 것과 달아나는 것은 영영 다르잖아......

매달 줄 모르고 사는 자는 항상 달아난다.

무거우면 가라앉을까 겁이 났고,

술에 취한 사람은 업어봤어도 술 취해 업혀본 적 없고,

떨어질 것이 두려워 손을 놓지는 더 못했으니까.

떠나지도 떨어지지도 못하고 그러다가 날아오르지도 못한 채

무거웠어야 했던 것을, 꼭 매달고 살았어야 했던 것들을 죄다 서러워하며 도:悼

나를 내게 매달고서도 너로 살아보는 일로,

나:吾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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