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이여 안녕 / 프랑스와즈 사강

그러니까,

by 강물처럼


슬픔이여 안녕 / 프랑스와즈 사강


"다만 내가 침대 속에 누워 있을 때면, 파리에 자동차 소리만이 들리는 새벽녘이면

내 기억이 나를 배신한다. 여름이 다시 온다.

그리고 그 모든 여름의 추억도, 안느, 안느!

나는 이 여름을 아주 낮은 소리로 오랫동안 어둠 속에서 자꾸만 불러 본다.

그때 내 마음속에서 무엇인가가 솟아오른다.

나는 그것을 그녀의 이름으로 해서 맞아들인다.

눈을 감은 채.......

슬픔이여 안녕*


* 여기에서 안녕[Bonjour]이란 헤어질 때의 인사 [Adieu]가 아니라 만날 때의 인사를 뜻한다.






일리브로 델라모레

라디오 방송에서 언뜻 들은 노래 제목인데 놓칠까 싶어 급하게 받아 적어놨다.

나보다 서너 살 더 먹은 듯한 중년 남자의 목소리가 두 파트로 나뉘면서 색다르게 또는 어울리게 노래를 완성한다.

앞에 목소리는 마치 어릴 적 이발소 아저씨의 음성처럼 흔하게 듣던 낮은 목소리, 그러면서도 살짝 긁힌 것이 멋스럽다.

다음에 올라가는 음역에서는 그 아저씨가 마지막 젊은 시절 냈음직한 미성 微聲이다.


ll Libro dell'Amore

'사랑의 책'

그런데 여기에 등장하는 목소리가 두 사람이었단말인가?

Zucchero 주께로, 2 Cellos

이탈리아의 칸소네를 설명하는 라디오 진행자의 말을 들으면서 막연한 두려움이 얹혀진다.

한 사람 목소리라고 해야 맞는데, 다르게 들렸어도 한 사람이라야 작품이구나 싶은데, 어떻게 할까.

쓸데없지 않은 내 주저에 한 치의 양보도 없이 파도처럼 밀고 들어오는 노래.

Mi Rubi l'Anima, 내 영혼을 훔친 당신이라...

꼭 찾아서 정리해놓으리라.

두 사람이었는지 아니면 한 사람, 혹시 세 사람이었는지?

내 나의 순간을 훔친 목소리를.


,여름밤은 찰떡처럼 쫄깃쫄깃한 Gummy.

딸아이가 창가에 매달려 있는 '거미'를 불안해 한다.

거미인지? 저인지?

과연 어느 쪽이 더 불안한 것이냐.

둘 다 나는 상관하지 않겠다고 마음 먹는다.

그래, 끈적끈적한 Sticky라고 쓰던 여름은 그만 닫자.

19층 높이에다 집을 짓고 사는 저 '달라붙어있음'에 건배.

그렇게라도 살고 있는 여름, 여름 같은 것들에게 차가운 술잔을 높여 Bottoms up!

그리고 너, 내 나의 순간을 훔친 슬픔을.


옛다, 안녕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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