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16

아침에,

by 강물처럼



들어주고 공감해 주고 인정해 주는 것이 심리나 상담뿐만 아니라 다른 관계에서도 적용됩니다.


멀리 갈 것도 없이 나 자신을 들여다보면 그것이 사실입니다.


말을 잘 하든 못 하든, 그 말이 재미있거나 없거나 누구든 들어주는 사람 하나만 있다면 내 말은 살아납니다.


말이 살아나면 피가 춤을 추며 혈관을 돕니다.


그것은 하늘거리는 왈츠 풍이어서 심장이 좋아합니다.


심장이 좋아하면 당연히 색이 좋아집니다.


반가운 얼굴색은 누가 보더라도 예쁘거나 잘생겨 보입니다.





그가 나의 이름을 불러 주었을 때 나는 그의 ´꽃´이 되었다.


그런 것입니다.





사람이 살고자 하는 삶은 여러 형태로 세상에 드러나는 듯합니다.


마침 봄비가 내리고 있습니다.


날이 포근해도 미세먼지 탓에 어쩌지 못할 참에 땅을 적시고 하늘을 씻어내는 비가 내립니다.


금요일 새벽에 빗소리를 들으면서 먼 곳을 떠올립니다.


아직 내가 가보지 못한 길들 위를 혼자서 돌아봅니다.


건강한 삶이 그 길을 지나고 부귀한 삶도 그 길 위에서 함빡 웃습니다.


봉사하는 삶, 행복한 삶, 그렇다고 거칠고 투박한 삶이 없는 것도 아닙니다.


못난 삶이 못나게 등장합니다.


그들은 모르는 듯합니다.


그들이 서 있는 그 길이 어떤 길이며 어디로 계속 이어지고자 하는지.





<´마음을 다하고 생각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그분을 사랑하는 것´과


´이웃을 자기 자신처럼 사랑하는 것´이 모든 번제물과 희생 제물보다 낫습니다.> 마르코 12:33





모든 길이 로마로 통하던 시절은 오래된 옛날입니다.


그때에도 그랬지만 지금도, 앞으로도 길들은 하나의 문을 향하여 옳게 나아갑니다.


몇 차선인지 얼마나 빠른 길인지는 상관하지 않습니다.


´의미 있는´으로 시작되는 그 문이 중요합니다.


사람들은 거기를 지나고 싶어 합니다.





들어주고 봐주고 기다려주는 것이 사람에게 닿으면 불이 켜집니다.


밝고 따뜻한 에너지가 심장을 가동합니다.


그 심장이 보내는 메시지를 손에 쥐고서 사람은 꽃이 됩니다.





어제도 도로 위에서 양보하지 않는 앞차를 가리키며 손가락질을 했습니다.


금방 그렇게 다른 사람이 되고 맙니다.


손가락에 낀 묵주 반지에 늦게서야 시선이 갔습니다.


거기 끼워져 있는 것이 안쓰럽게 보였습니다.


그러면서도 다행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나 같은 사람에게 그렇게라도 머물러줘서 고마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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