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잘하는 것이 하나 있습니다.
남들보다 잘하고 보기보다 잘하며 생각보다 잘합니다.
언젠가 여기에 썼던 기억이 있는데 재탕이라고 불편해하지 않으셨으면 합니다.
멸치를 우려 국물을 내 맑은 장국을 만들어 보면 어떨까, 이 여름에 시원한 국수 맛을 내느라 그러는가 보다 하면 그런대로 또 봐줄 만하실 겁니다. 국수 면발이 흐르는 물에 찰랑찰랑 보기 좋습니다.
스토리도 쓰면 쓸수록 고와져서 몸이 좋아합니다.
요즘처럼 ´콘텐츠´라는 말이 비싸게 팔리는 시대도 없을 것입니다. 콘텐츠가 뭐냐고 물으면 막연해집니다. 사람에게도 콘텐츠를 적용시킨다면 그것이 바로 ´스토리´ 아닐까 싶습니다.
이런 스토리 말입니다.
´저는 길을 잘 찾습니다. ´
스스로도 놀랄 때가 있습니다.
동행 가운데 나서는 사람이 있으면 조용히 따라다닙니다.
하지만 길을 찾을 사람이 저밖에 없는 경우에는 마다하지 않습니다. 저는 길 찾기를 즐기는 편입니다.
어제 정선 5일장에서 곤드레 나물밥으로 아침을 먹고 옥순봉을 찾아 나섰습니다.
삼시 세끼를 찍었던 그 집 앞으로 해바라기가 자라고 있었습니다. 빨래가 널려있고 사방이 온통 초록인 곳에서 황토벽이 반가웠습니다. 거기 마당에 들어서면 오늘은 무슨 요리를 해 먹을까 궁리할 것 같았습니다.
사실은 쨍쨍한 볕 아래를 한참 걸어서 거기까지 왔던 것입니다.
길을 잘 찾는 저는 길에서 많이 시간을 보냅니다.
찾고자 하는 데보다 훨씬 먼 곳에 차를 세워놓고 빙 돌아왔습니다. 일부러 그러는 것은 아닌데 길을 잘못 들어서는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그럴 때 제 머릿속에서는 그것을 기회라고 인식하는 듯합니다.
´지금 아니면 언제 여기를 다시 와 보겠는가. ´
기본적으로 이런 바탕에서 길을 찾는 제가 저는 편합니다. 물론 모든 사람이 저를 좋아하지는 않습니다.
어제도 땀을 흘리면서 냇물을 세 번이나 건넜습니다. 아마 옥순봉 일대를 가장 많이 둘러본 사람 가운데 한 사람에 제 이름이 새롭게 올랐을 것입니다.
그런 말 위로가 됩니다.
´홈런을 가장 많이 친 타자가 스트라이크 아웃도 가장 많다. ´
단순히 위로의 한마디가 아니라 사실이며 진리인 듯합니다.
저는 그러니까 아웃을 즐기는 유형인 겁니다. 길에서는 언제나 아웃될 준비가 되어있는 사람입니다.
이 길이 아니면 괜찮고, 저 길이 아니면 그때 가서 생각해 보기로.
그런 시도가 끊임없이 이어지는 연습과 실전, 인생이 펼쳐지는 경기장에서 여름이 한창입니다.
그리고 올림픽도 열리고 있습니다.
여름에도 하늘에 날리고 싶은 말이 있습니다.
´생각한 대로 살지 않으면 사는 대로 생각하게 된다´ 폴 발레리 (Paul Valery)의 말을 하늘에 띄워놓고 냇가에 앉아서 바라보고 싶습니다.
길 위에 서면 뭐든 한 번에 맞힐 생각이 없습니다.
내 생각이 적중합니다. 그러면 그럴수록 저는 전문가가 되어갑니다. 내 생각대로 잘 흘러가 줘서 고맙습니다.
덕분에 세 번이나 다른 냇물을 건넜습니다. 사람들은 한 번으로 족하다는데 저는 아무래도 욕심이 많은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