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126

아침에,

by 강물처럼

8월이 됐고 첫 주가 지나가고 있습니다.


필리핀 인근 해상에서는 태풍이 생겨나기 시작했다고 합니다.


더위가 절정으로 치닫고 다른 한쪽에서는 뜨거워진 바다가 소용돌이치고 있습니다.


작은 것들은 작은 것대로 큰 것은 큰 것대로 조화롭고자 합니다.


균형을 유지해 나가려는 것이 우주의 본성인 듯싶습니다.



올림픽이 한창입니다. 관중 없이 행해지는 경기, 연기된 올림픽, 낯선 정도가 아니라 상상할 수 없었던 모습이었습니다.


그게 현실이 되어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습니다.


긍정적인 상상만 현실이 되는 것이 아니라 두렵고 어려운 일들, 사람의 힘으로 어쩔 수 없는 일들도 얼마든지 우리네 현실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리는 지금 목격하고 있습니다.


백신을 맞는 일부터 한 번도 가보지 못한 길을 가야 하는 낯선 감정입니다.


백 년쯤 훗날의 사람들은 지금의 우리를 어떻게 해석할까요.


1921년, 20세기 초반은 서구 자본주의 열강들이 식민지 확보에 눈에 불을 켜고 덤벼들던 때입니다.


힘없는 나라는 식민지로 전락하고 힘 있는 나라는 침략하는 시대였습니다.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그것은 어떻게 보이는지요. 칼을 들고 사람을 참수하는 모습에서 무엇이 떠오르고, 전쟁에 나서는 젊은이의 눈빛에는 어떤 말들이 읽히는지요. 돌이켜 보면 아쉬운 것 투성이인 것이 사람 사는 일인데 역사는 오죽할까 싶습니다.



불안을 담보로 파란 하늘을 얻은 것은 아닌가 싶을 때가 있습니다.


원래 우리 것이 아닐 수도 있었겠다는 희부윰한 생각이 피어오릅니다. 철석같이 믿었던 것입니다. 하늘도 바다도 땅도 다 우리 것, 사람들을 위한 사람들의 것이라고 여겼던 것은 아닌가, 코로나 이후로 맑아졌다는 하늘을 올려다볼 때마다 자조 섞인 웃음이 나옵니다. 내 마음대로 되지 않을 것을 인정해야 하는 순간은 쓸쓸합니다.


우리는 그때 비로소 조화로운 것에 대해 진심으로 다가서야 할 것입니다. 아이를 키우는 것도 자연을 돌보는 일도 그리고 내가 세상의 일부로 살아가는 일 또한 비슷한 원리로 작동되고 있습니다. 변화와 조화, 그러면서 앞으로 나아가는 밝음.



<"이는 내가 사랑하는 아들이니 너희는 그의 말을 들어라." > 마르코 9:7



어제 만난 시를 한 편 같이 적겠습니다. 그냥 읽어도 좋으실 겁니다.



니가 좋으면 / 김해자



가끔 찾아와 물들이는 말이 있다


두레박 만난 우물처럼 빙그레 퍼져가는 말


전생만큼이나 아득한 옛날 푸른 이파리 위에


붉은 돌 찧어 뿌리고 토끼풀꽃 몇 송이 얹어


머스마가 공손히 차려준 손바닥만 한 돌 밥상 앞에서


이뻐, 맛있어, 좋아,


안 먹고도 냠냠 먹던 소꿉장난처럼


덜 자란 풀꽃 붉게 물들이던 말


덩달아 사금파리도 반짝 빛나게 하던


니가 좋으면 나도 좋아,


말한 게 다인 말


세상에서 얻어먹고 되돌려주지 못한


니가 좋으면 나도 좋아,


붉은 돌에 오소록 새겨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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