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134

아침에,

by 강물처럼


´네 마음을 다하고 네 목숨을 다하고 네 정신을 다하여´

그럴 때는 언제인지요.



흰 수염이 제법 근사한 헤밍웨이 사진을 가끔 쳐다볼 때가 있습니다.


그가 사람들에게 선물을 하나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쓴 소설이 하나 있습니다.


누군가 그렇게 말했을 때, 아무 말도 않고 끄덕였습니다.


소설 제목은 헤밍웨이처럼, 제가 믿는 몇 가지 중에 하나입니다.


´노인과 바다´


성공, 성공을 위해 성공 다음에도 성공할 것만 믿고 사는 성공 업자들과 그들을 따르는 예비 성공 인생들이 즐비한 세상입니다.


실패한 적 없고, 한 번 실패는 영원한 추락으로 이어질 것 같은 불안 때문에 옴짝달싹하지 못하는 인생들입니다.


겉이 충분히 마를 때까지도 기다리지 못하는데 속을 들여다볼 여유는 찾으려야 찾을 수도 없습니다.


노인, 산티아고는 어디에서 그런 마음 하나를 건져 올렸을까요.


저도 낚시를 배울 수 있을까요.


산티아고는 받아들이기 명수입니다. 84일 동안 고기 한 마리를 잡지 못하고 빈 배로 항구에 돌아오면서 그가 바라봤을 태양이 아른거립니다. 바다 저편으로 깊게 저물어가는 그것을 보면서 산티아고의 세월도, 주름도, 힘도 물결 위에 흔들립니다. 그림자가 길게 내려앉습니다. 하지만 그는 여전히 꿈을 꿉니다. 사자의 꿈을 꿉니다.



그가 말합니다.


´85는 재수 좋은 숫자란다.


내가 말이다, 내장을 빼고도 450킬로그램이 넘는 큰 고기를 잡아 가지고 돌아오는 걸 보고 싶지 않니? ´



사람들은 무엇을 볼까요.


그의 꿈은 아무도 볼 수 없습니다.


사람들에게 보이는 것은 상어에게 뜯어 먹히고 뼈만 남은 청새치뿐입니다.


거대한 뼈, 그것은 성공인지, 실패인지 묻습니다.


삶이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을 책을 덮은 그때는 하지 못했습니다.


적어도 한 번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정신을 다하여´ 바다에 나간 노인처럼 삶이라는 무대에 섰던 경험이,


그와 같은 경험이 사람을 꿈꾸게 합니다.


진짜 꿈은 성공을 담보로 꾸는 꿈이 아닐 것입니다.


성공이나 실패는 다른 범주에서 노닥거리는 아이들입니다.


노인의 지혜는 아무나 가질 수 없는 것이며 누구에게나 허락된 것이 아닙니다.


´진인사 盡人事´ 했던 사람이 기다릴 줄 압니다.


그 밖에 다른 것들은 ´낚시질´ 아닌가 싶습니다.


그야말로 낚시질이나 하면서 세월을 다 보내고 맙니다. 눈치나 보고, 기웃거리고, 입맛만 따지면 꿈이 찾아오지 않습니다. 달콤할지 모르지만 그래서 좋을지 모르지만 작품은 되지 못합니다.



풀잎이어도 작품이 될 수 있는 세계, 뼈만 남아도 그것이 숭고할 수 있는 세계.



<´네 이웃을 너 자신처럼 사랑해야 한다. ´는 것이다. > 마태오 22:39



이런 마음이 흐르는 세계를, 어부가 바다를 그리워하듯 그리워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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