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142

아침에,

by 강물처럼

비가 거세지고 있습니다.


빗길에 운전 조심하셔야겠습니다.



우리 몸은 감각에 의지해서 세상을 받아들입니다.


감각이 둔해지는 것이 노화 老化입니다.


맛도, 냄새도, 빛도, 소리도 모두 감각 기관의 세포들 사이에서 신호로 변환됩니다.


내가 알아듣고 느낄 수 있는 신호가 내 몸에 흐르면 나는 현상을 이해하거나 해석하게 됩니다.


비가 내리는 것도 그런 식으로 알게 됩니다.


처음에는 톡, 톡, 떨어졌습니다. 뭐지? 어둠 속에서 들리던 그 소리는 가벼웠으며 간격도 있었습니다.


비가 올 거라는 예보가 있었기에, 비가 내리기 시작한다는 가뭇한 의식이 잠결에도 일었습니다.


그리고 두 시간쯤 지나 밖은 비로 덮였습니다. 군데군데 번개가 반짝였지만 천둥은 들리지 않습니다.


사람을 깨우는 소리로 바뀌었습니다.


지금은 비를 바라보는 사람을 걱정스럽게 하는 모양새입니다. 다들 조심해야 할 텐데.



모든 것이 우리 몸에서 떠나갈 때, 감각도 소실됩니다.


늦게까지 남는 것이 소리라고 합니다. 그래서 마지막 임종을 맞이하는 방에는 스피커가 놓여있습니다.


무슨 음악을 좋아하시는지요.


누구라도 그런 노래 한 곡 있을 것입니다.


들으면 애틋해지고 순해지는 노래, 음악 말입니다.


그래서 환자에게 좋은 말 많이 해주라는 말이 그냥 하는 말이 아니고 꼭 지켜야 하는 말입니다.


들을 수 있으니까요.


무엇이든 있을 때는 소중한 줄 모르고 잃고 나서는 후회만 가득합니다.


알면서도 그러고 사는 것이 이제 웃음도 나오지 않습니다.


빗소리를 들으면서 마지막까지 우리 몸에 남아 우리를 사람답게 도와주는 청각 聽覺을 떠올려봤습니다.


듣기 좋았던 소리와 말들도 적어봅니다.


여태까지 지나오면서 가장 듣기 좋았던 말은 무엇이었던가요.


여기 빈칸을 남겨놓겠습니다.


( )




빗소리가 폭포 같아졌습니다.


9월 첫날이 비로 시작했습니다.


수확을 앞두고 여름내 열매 맺은 것들이 비에 다 젖는 일은 없어야겠습니다.



<"나는 하느님 나라의 기쁜 소식을 다른 고을에도 전해야 한다."> 루카 4: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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