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도 179

아침에,

by 강물처럼

우유부단한 것이 무엇인지 저는 압니다.


그것이 주는 좋고 편한 점도 알고 있으며 그것이 가진 단점도 하나하나 느낄 때가 있습니다.


내 삶을 관통했던 많은 것들을 가을볕에 내다 말리는 때가 찾아올 것입니다.


그때 잘 지켜볼 것입니다.


내 우유부단했던 말들과 행동, 마음을 골고루 쓸어주면서 말릴 것입니다. 바람과 살을 맞대고 햇살의 기운으로만 호흡하며 지나온 날들을 풍화시키는 고요한 시간을 마련해 줄 것입니다. 수고했다거나 고생했다, 애썼다는 말, 어쩔 수 없었다는 말은 더더욱 잊고서 하늘로 그저 하늘로 날아가기를 바랄 것입니다. 그리고 껍데기는 태워서 또 날릴 것입니다. 다시 남은 것은 높은 산에 올라 한 번 더 바람에 맡길 것입니다. 손을 털고 옷을 털고 머리도 탈탈 다 털어서 어디로 가는지 모르는 편으로 남겠습니다. 나였던 것들에게, 나는 기꺼이 모르는 인연이 되어 웃음도 말도 전하지 않고 떠날 것을 바랍니다.


바오로는 길가에서 그의 우유부단함을 다 떨치고 새롭게 길을 떠났습니다. 그는 사도가 되어 전도 여행에 나섰습니다.



< 여러분 가운데에서도 진리를 왜곡하는 말을 하며 자기를 따르라고 제자들을 꾀어내는 사람들이 생겨날 것입니다.> 사도 20:30



´죄´는 두려운 일이며 꺼림칙한 일입니다.


우리가 지은 죄를 누군가는 상기시키고 누군가는 용서합니다.


우리는 그 사이에서 갈팡질팡합니다.


´죄´가 무엇입니까.


내 죄를 내가 알아보는 일이 우선입니다.


마치 종교가 이것이 죄라고 일러주는 속성 학원이 되어가는 듯합니다.


´음란 마귀´에 빠졌다고 그것을 고쳐야 한다고 더 큰 죄를 짓는 이야기가 한두 번 뉴스에 나온 것이 아닙니다.


종교가 없는 사람들이 종교 가진 이들을 염려하고 걱정하는 일들이 잦습니다.


그러니 아침에 보내는 이 편지는 또 얼마나 허허로운 일인가 싶습니다.



길을 걷기에 좋은 날이라는 말만 여기 올려놓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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